'은밀하게, 치밀하게'..취업난에 또 '거마대학생'

김지숙 2015. 11. 1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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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4년전 서울 송파구에서 적발된 대규모 대학생 상대 다단계 불법영업 이른바 '거마대학생' 사건을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최근 극심한 취업난을 틈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을 상대로 한 불법 다단계 영업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신촌의 한 건물입니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20대 청년들이 가득합니다.

취재진이 사무실을 둘러보려는 순간 20대 여성이 다가옵니다.

<녹취> "어떻게 오셨어요? 4층으로 잠깐 올라가시겠어요?"

이 여성은 추천해준 사람이 있느냐고 확인합니다.

<녹취> 다단계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 추천인이 없으면 오시면 안 되거든요."

단속을 피하기 위해 기존 회원들이 잘 아는 사람을 추천하는 방식으로만 운영하는 불법 다단계 업체입니다.

주로 취업난에 시달리는 대학 휴학생과 취업 준비생들을 노립니다.

<녹취> 다단계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기본급만 500만원이예요. 대박이죠?

건강보조식품 등을 팔아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초기 투자금 겸 제품값으로 600만원을 요구합니다.

<녹취> 다단계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모아둔 돈이 없다면 나같은 경우는 일단 은행에서 빌렸으니까. 본인도 고민해볼 수 있겠죠?"

하지만, 금리가 높은 제2,3금융권 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내도 제품은 구경도 잘 시켜주지 않습니다.

<녹취> 다단계 피해자(음성변조) : "저는 딱 한번 봤어요. 관리하기도 힘드니까 회사에서 보관하겠다. 나중에 판매하거나 (다른 사람한테)주려면은 그때 이야기하라 (하더라고요.)"

다단계 업체는 회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사생활을 통제하고, 합숙을 강권합니다.

<녹취> 다단계 피해자(음성변조) : "세 개의 방에 다섯 명이 살았는데. 어딜 가든 같이 있는 거죠. 회사 사람들이랑 같이 움직이고 자유가 없죠."

회원들에게 언젠가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남겨 놓기 위해 한달에 한번씩 승진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녹취> 다단계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직급이죠. 매니저가 7명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회원들은 돈을 벌지 못하고, 빚만 떠안고 있습니다.

<녹취> 다단계 피해자(음성변조) : "거의 한푼도 못받았죠. 그나마 전 200만 원만 대출 받았다고 해서 좀 낫다 생각하고 있는데 그래도 똑같은 피해자죠. 저도."

천여 명이 해당 업체의 회원 등록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체 피해 금액은 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김지숙기자 (jskim8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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