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있는 삶 위해 9급 공무원 가는데.. 서울대 게시판 극명한 논쟁

이준우 기자 2015. 10. 2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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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 1만1800여건 조회] "소신 있는 선택에 박수" "취업전쟁 너무 힘들어"

"소신껏 선택한 것이니 잘되길 바란다." "서울대 학벌이 아까운 것 아닌가."

최근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들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글 하나를 놓고 서울대생들 간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밤 '9급 공무원' 시험 합격생이라 밝힌 한 여학생이 9급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를 밝힌 글을 올렸다. 지난 6월 지방직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졸업 후 임용될 예정이라는 이 학생은 "(9급 공무원은) 퇴근 후와 주말에는 온전히 가정을 위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월급 150만원으로 시작하는 게 까마득하지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저녁이 있는 삶'"이라고 썼다.

이 글은 게시 후 닷새 만에 1만1800여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한 졸업생은 댓글에서 "대기업에 들어간 여자 동기들은 서른 초반에 퇴직하고 전업주부로 애 키우고 있다. (9급 공무원은) 꽤 괜찮은 진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른 졸업생도 "둘째 아이 가진 후 퇴사해 전업주부가 됐다. 아이 낳고 보니 어른들이 왜 공무원, 전문직 노래를 불렀는지 알겠다"고 했다. 반면 한 학생은 "'서울대 가봐야 뭐 있느냐'고 시비 거는 이웃·친척들을 양산하는 데 기여한 셈"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아무리 취업 전쟁이 힘들다고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기 싫다"는 학생도 있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취업에서 서울대 프리미엄이 사라지다 보니 일부 학생 사이에서 '서울대라고 별 게 있느냐'는 열패감이 번지는 것 같다"며 "직업 선택은 개인의 자유지만 '국가 지도자 양성'이 목표인 학교 입장에선 학생들이 도전 정신을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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