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이완구 "'비타 500'은 애초에 없었다"
[한겨레] ‘성완종 리스트‘ 사건 재판에 첫 출석
“고인이 나의 원칙에 섭섭한 가졌으리라 짐작”
“세상에서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65) 전 국무총리가 2일 재판에 처음으로 출석했다. 지난 5월5일 검찰 조사를 받은 지 140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이 전 총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모두발언을 자청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먼저 발언의 기회를 주신 재판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모든 것을 떠나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가의 중책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심려를 끼친 점 죄송하다”며 “그동안 말씀을 아껴왔지만 개인 이완구로서, 명예와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받은 40년 공직자로서 심경을 말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3월 총리 담화 등에서 자원개발 투자에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한 바 있다”며 “검찰의 ‘성완종 수사’와 맞물리고 고인은 구명운동을 벌였지만, 저의 원칙적 답변에 섭섭한 마음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이 마지막에 남긴 ‘총리가 사정을 주도했다’는 말이 이것을 뒷받침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 비서진의 ‘비타 500’ 거짓 인터뷰로 인해 국민이 이를 사실로 믿게 됐고 패러디도 등장했으나 애초에 ‘비타 500’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검찰의 수사 어디에도 ‘비타 500’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많은 사람이 오가는 선거사무실의 문을 두드리고 돈을 전달했다는 것을 경험칙상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 검찰은 사회악을 척결하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엄중함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끝으로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재판장님의 현명한 판단으로 진실이 밝혀지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 다시 한 번 발언의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재보궐선거 출마 당시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7월 불구속 기소됐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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