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통사, 방통위 출신 석좌교수 억대연봉 대납 의혹

표주연 2015. 9. 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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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대학에서 전직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석좌교수로 초빙하고, 이해관계가 밀접한 기업에서 해당 석좌교수의 급여를 사실상 '대납'한 의혹이 일고 있다.7일 뉴시스와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이 공동으로 조사한 주요 대학 석좌교수 임용 현황에 따르면, 숙명여자대학교는 지난해 5월 홍모 방송통신위원회 전 부위원장을 석좌교수로 초빙했다.

홍 교수는 9월 현재까지 두 차례 특강을 진행했으며, 석좌 교수 임용 이후 매월 급여 763만원(급여 재원 SK텔레콤 지원금·숙명여대 제출자료·사진 참조)을 받고 있다.

문제는 홍 교수의 급여가 SK텔레콤에서 지원한 기금에서 충당된다는 점이다. 숙명여대는 홍 교수를 초빙한 이후 SK텔레콤으로부터 억대의 기금을 받았다. 홍 교수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TU미디어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숙대는 SKT로부터 받은 기금으로 홍 교수에게 급여를 지급한 셈이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방통위 고위직을 역임한 사람을 석좌교수로 초빙하고, 이 급여를 사업상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진 SK텔레콤에서 출연한 기금으로 처리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해당 교수에 대한 급여 수준이 다른 석좌교수들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숙대는 현재 홍 교수 외에도 정모씨(미술교육연구소 소장)와 박모씨(서강대 교수 출신)를 석좌교수로 초빙했다. 정 교수는 올해 3월 임용돼 매월 10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으며, 최근까지 2회에 걸쳐 특강을 진행했다. 박 교수는 올해 1월 임용돼 매월 급여 463만원을 받고 있으며, 한 차례 특강했다. 숙명여대는 정 교수와 박 교수의 급여에 대해 비전임교원보수 교원급여로 처리했다.

숙명여대는 '홍 교수 급여재원 및 급여 수준'에 대해 "석좌교수 임용 심사 규정에 어긋나지 않아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박동곤 숙대 교무처장은 "우리 대학이 교수 충원율이 다소 낮은 편이라 학과별로 충원하라는 내부 방침이 있었다"며 "홍 교수의 경우 해당 학부에서 임용을 요청하고, 교원인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임용됐다"고 설명했다.

박 처장은 "SKT가 발전기금을 낸 적이 있는데, 이 돈을 홍 교수 급여로 쓴다는 것은 나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라며 "이 부분은 (홍 교수 임용) 심사과정에서 아예 알지 못했거나,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숙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교수 급여의 재원은 교비로 조달할 수도 있고, 외부 출연금을 통해서도 확보할 수 있게 돼 있다"며 "홍 교수를 초빙해 임용하는 과정에서 규정상으로는 잘못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홍 교수 급여 지급 의혹을 부인했다.

SKT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숙대에 발전기금을 낸 것은 사실"이라며 "(그 기금이) 홍 교수 급여로 쓰이는지를 전혀 알지 못했으며, 기금을 어떻게 사용할 지는 전적으로 숙대가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석좌교수는 '기업이나 개인이 기부한 기금을 받아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대학에서 지정한 교수'를 말한다.

숙명여대의 관련 규정에 따르면 석좌교수제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원칙적으로 외부기금, 보조금, 출연금, 지원금 등으로 충당할 수 있다.

pyo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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