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밝아졌지만 밤 늦도록 뒤척뒤척.. 경기도 '9시 등교' 1년 명암

수원=강희청 기자 2015. 8. 28.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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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대만족·교사들도 대부분 긍정적

“9시 등교 이후 아이들의 표정이 환해지고 발걸음에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수업분위기도 활기차 진 것 같아요.”

“수능 입실 시간이 오전 8시10분이라 고3 수험생들은 생체리듬이 맞지 않는다고 불편해 하죠. 일찍 출근하는 맞벌이 부부들도 여전히 불편해 하고 있습니다.”

이재정 교육감 취임 이후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9월 1일부터 전면 시행한 ‘9시 등교’가 1년을 맞고 있지만 평가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9시 등교가 빠르게 정착됐고 학생과 교사들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여전했다.

27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H고교에서 만난 학생들은 9시 등교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좋아요’ ‘만족해요’ ‘잠을 더 잘 수 있어 좋아요’라며 환영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 학교 B교감은 “학생들은 대체로 만족하는 것 같다”며 “오랜 관행에 변화가 있다보니 초기에는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지금은 정착이 됐다”고 말했다.

성남 서현고 허왕봉 교장은 “관리와 통제의 학교문화가 완전자율로 바뀌면서 수업분위기도 달라졌다”며 “9시 등교 이후 쉬고 싶은 학생은 쉬게 하고 공부하고 싶은 학생은 공부하면서 자율권과 휴식권, 학습권이 동시에 보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중에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안산에 사는 이모(38·여)씨는 “워킹맘인데 요즘 아침에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고 여유롭게 아이는 친구들과 학교로 향하고 저는 직장으로 출근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9시 등교는 학생중심의 ‘건강한 성장과 활기찬 학습’을 목표로 출발했으나 전격 시행한 탓에 초기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학교장의 권한을 침해했다는 교원단체의 반발과 자녀 돌봄을 걱정하는 맞벌이 가정의 반대가 이어졌다.

그러나 현재 경기도 내 초·중·고 2283곳 가운데 9시 등교 참여 학교는 2229곳(97.6%)이나 된다. 미시행 학교는 중학교 3곳, 고교 51곳 등 54곳으로 2.4%에 불과하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실시한 ‘9시 등교 효과 분석’ 정책연구를 보면 신체 및 정신건강적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평균 수면시간은 7분(초등학생)∼31분(고교생), 아침식사 비율은 8%P 정도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9시 등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시흥 C고교 교감은 “9시 등교로 바뀌어도 수업시간에 자는 아이들은 여전히 잔다”며 “학교현장에서는 ‘현실은 다르지만 교육청의 통제에 따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냉소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교사들은 “아침에 학급담임과 소통하는 시간과 수업준비 시간이 짧아져 아쉽다”고 털어놨다.

교사들은 9시 등교가 전국에서 일시에 시행되는 것이 아니어서 고3 수험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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