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키 만한 잡초만 '무성'..또 흉물된 금강 수변공원
풀베고 돌아서면 또 우거져…해마다 관리예산만 수억원
(옥천·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찾는 사람 없고 관리도 부실해 해마다 여름이면 거대한 풀숲으로 변하는 충북 옥천·영동지역 금강 둔치의 수변공원이 올해도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옥천군 동이면 적하리의 둔치는 어른 키만큼 우거진 잡초 때문에 출입하기 힘들 정도고,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의 둔치는 산책로 등이 파손돼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3일 옥천·영동군에 따르면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2011년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이 지역 금강둔치에 조성한 수변공원은 영동군 양산면 송호리를 포함해 3곳에 들어서 있다.
산책로와 광장을 만들고, 20여만 그루의 조경수를 심는데 국비 136억원이 들었다.
그러나 이들 공원은 그동안 2차례 큰 홍수를 겪으면서 영산홍·철쭉 같은 키 작은 조경수는 뿌리째 뽑혀 나갔고, 바닥도 군데군데 패여 엉망이 됐다.
문제는 이들 공원이 금강 홍수위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장마철마다 물에 잠기거나 홍수 피해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시민이 접근하기 힘든 외진 곳이다 보니 관리권을 넘겨받은 지자체도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해마다 잡초 제거와 시설물 관리를 위해 관할 지자체에 3억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영동군에 1억5천만원, 옥천군에 1억2천만원이 배정된 상태다.
이 돈으로 영동군은 지난 5월 한 차례 잡초 제거를 했고, 옥천군도 이달 중 잡초 제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영동·옥천군청의 관계자들은 "볼썽사납게 자란 잡초를 베어내더라도 한 달도 안돼 또다시 우거진다"며 "장마철에는 공원이 물에 잠기기 일쑤여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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