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3m 옆에서 건너다 사고.."무단횡단 아냐"

박혜진 입력 2015. 7. 4. 22:17 수정 2015. 7. 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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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횡단보도 옆 3미터 떨어진 곳에서 길을 건너다 사고가 났다면 무단횡단 사고일까요?

법원은 무단횡단으로 보기 어렵다며 보행자는 사고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박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의 한 교차로입니다.

횡단보도를 벗어나 길을 건너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2년 전 90대 할머니가 이 횡단보도로부터 3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녹색불을 보고, 길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길을 건너던 중 좌회전하던 승합차가 할머니를 치었고, 할머니는 결국 숨졌습니다.

유족은 운전자 측 보험사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보험사는 횡단보도를 벗어나 길을 건넜기 때문에 무단횡단이라며 할머니의 책임도 있다며 배상을 미뤘습니다.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는데, 법원은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사고가 난 지점이 횡단보도에서 불과 3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보행자가 차가 다니는 교차로에 들어선 것도 아니었던 만큼, 무단횡단이 아니라는 겁니다.

재판부는 대신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고를 막을 수도 있었다며, 운전자의 책임을 무겁게 봤습니다.

<인터뷰> 한문철(변호사) : "횡단보도 흰색 선을 살짝 벗어났다 하더라도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를 보고 건너는 사람은 보행자로서, 신호에 따라 횡단하는 보행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이번 판결은 횡단보도의 범위를 넓게 봄으로써 보행자에 대한 차량 운전자의 주의 의무를 강조한 판결로 해석됩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박혜진기자 (roo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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