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분담할게요" 메르스 여파에 월세 절반 깎아준 건물주

2015. 6. 2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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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메르스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달 월세는 반값만 받겠습니다."

아무리 법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해도 건물주 앞에서 세입자는 을의 신분일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고통받는 세입자들에게 자진해서 월세를 반으로 깎아주겠다고 나선 상가건물 주인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일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5층짜리 상가 건물을 임대해 장사하는 A씨.

매장을 정리하던 그는 갑작스럽게 휴대전화로 집주인 B(61)씨에게 문자 1통을 받았다.

메르스로 장사가 어려우니 세입자들을 위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달 월세를 절반만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어려운 사정을 먼저 알고 월세를 깎아주겠다고 하니 가뜩이나 다른 것에 신경 쓸 것도 많은데 세입자들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건물의 세입자 7명 전체가 똑같은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C씨는 "명절 때 고향 잘 다녀오라고 선물까지 신경 써주는 건물주는 처음"이라며 "우리가 건물주에게 감사 드려야 할 판"이라며 고마워했다.

그는 또 건물이 지어진 지 20년이 지났지만, 지금껏 월세를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다.

이 때문에 그는 세입자들에게 착한 집주인 아저씨로 통했다. B씨는 오히려 더 깎아주지 못해 세입자들에게 미안해했다.

B씨는 "나도 자영업을 해봐서 손님이 없을 때 상인들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차라리 월세를 안 받고 싶지만, 건물 유지비가 들어가 어쩔 수 없이 절반만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배려 덕분인지 이 건물에서 장사하는 세입자 대부분은 장기간 이곳에 터를 잡고 생활하고 있다.

또 사업이 번창해 오히려 세입자에서 건물주가 되는 사례도 있었다.

B씨는 "그저 세입자들이 어려운 시기에 열심히 생활해 생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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