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서울시청 곳곳서 동성애 반대 집회 개최

배현진 2015. 6. 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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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현진 기자 = 퀴어문화축제가 서울광장에서 9일 오후 7시30분부터 열리는 가운데 길 건너편인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동성애 반대 집회가 반나절 동안 이어지고 있다.

동성애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등 교회단체 28곳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동성애 반대 연합기도회를 진행중이다.

퀴어축제 반대집회는 지난해에도 있었지만 기독교 단체들이 연합해 치르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기도회는 참여 단체가 시간대별로 돌아가며 진행 중이다.

집회 시작은 한복을 입은 참가자 400여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 300여명)들의 퍼포먼스로 진행됐다.

찬송가가 울리는 가운데 북, 장구 등을 든 참가자 100여명이 장단을 맞췄고 다른 이들은 태극기를 흔들거나 부채춤을 췄다.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1시간 동안 대한문 앞은 순식간에 온갖 소리의 집합소가 됐다.

북 50여대에 장구, 소고 각 20여대가 일제히 울렸고 노랫소리, 참가자들의 환호가 더해졌다. 이들은 박자에 맞춰 일제히 '예수'를 외쳤다.

집회 주최 관계자는 "동성애의 문제점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택한 퍼포먼스다"고 밝혔다.

집회를 지켜보던 정모(42)씨는 다소 눈살을 찌푸렸다. 정씨는 "대한문 앞에서 이런 소음은 처음"이라며 "본인의 생각을 남들한테 이처럼 과도하게 강요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에 덕수궁으로 잠시 산책을 왔다는 회사원 오모(56)씨도 "나 역시 동성애는 반대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의구심이 든다"며 "조금 광적인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종교인답게 점잖게 발언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면 참가자들은 얼굴에 땀이 나도록 행사에 열중했다.

한복을 입고 커다란 태극기를 좌우로 흔들던 참가자 김모(50)씨는 "동성애는 죄악이며 음란한 것이다. 동성애가 합법화되면 문란한 성생활을 불러올 것이다"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나라를 염려하는 마음이 크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한복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세 자녀를 뒀다는 김모(44)씨도 "동성애 법이 통과되면 미래세대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동성애자들의 소수 인권이 중요하다면 이를 반대하는 다수 인권도 중요한 법이다"고 말했다.

한편 참가자 중 열에 일곱은 인터뷰를 거부했다.

이들은 집회 참가 이유를 묻는 질문에 교회에서 왔다고만 할 뿐 답변을 거부했다. 10대 참가 학생들에게 말을 붙이면 이내 보호자가 다가와 제지했다.

오후에 이어진 기도회에서는 참가자들이 동성애자들을 향해 일제히 '참회하라'와 '회개하라'를 외치며 "동성애가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른다"고 주장했다.

이날 하루 서울광장 인근 곳곳에는 동성애 반대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광장에서는 기독교인 10여명이 모여 돗자리를 깔고 앉아 동성애 반대 기도회를 진행했고 서울시청 앞에서 150일째 동성애 반대 집회를 하는 구국기도회 역시 마이크를 통해 찬송가를 부르며 기도회를 벌이고 있다.오후 4시 청계천 광장 앞에서는 비교적 조용한 집회가 탈동성애인권기독교협의회 주최로 진행됐다.

이들은 "동성애자를 비방하거나 혐오하지 않는다. 다만 성정체성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겠다"며 뮤지컬 가수 등을 초청, 문화공연을 이어갔다.

주최 단체 중 한 곳인 홀리라이프 대표 이요나 목사는 "43년간 동성애자로 살았다. 나로 인해 어머니가 자살하는 등 극심한 고통을 겪기도 했다. 결국 동성애는 회복되고 변화될 수 있는 문제라는 걸 깨달았다"며 "동성애자로 살면서 겪는 고통보다 동성애를 극복하는게 더 쉽다"고 강조했다.

bh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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