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정체불명 가스.. '악취' 시달리는 울산

곽시열기자 2015. 6. 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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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호흡곤란에 구토까지.. 아직 악취 물질·원인 못밝혀내

화학물질 취급이 많은 울산 공단에서 악취 공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나, 뚜렷한 원인 규명도 되지 않고 마땅한 대책도 없어 시민과 근로자들이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8일 울산 남구에 따르면 지난 2일 장생포동 울산항만공사 인근에서 1시간가량 비릿한 악취가 발생한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남구는 즉시 현장에 공무원을 보냈지만, 원인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당시 고래관광시설을 찾은 김모(48) 씨는 "장생포 입구에서부터 이상한 냄새가 나서 힘들었다"며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단 남구청은 항만공사 건물 내 무인 악취 포집기를 설치, 악취를 없애기로 했다. 지난 4월 24일에는 온산 공단 내 모 기업체 인근에서 정체불명의 가스냄새가 발생, 주변에 근무하던 근로자 수백 명이 호흡곤란과 메스꺼움을 호소했다. 특히 악취를 심하게 맡은 근로자 3명은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으며, 나머지 근로자 700여 명은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한 달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울산시는 이날 누출된 가스의 물질조차 규명을 못하고 있다. 울산시는 사고 발생 이후 수시로 주변 기업들을 대상으로 배출가스 등에 대한 점검을 벌이고 인근 바다를 운항 중인 배까지 점검했으나 정확한 물질과 악취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4월 28일에는 울산 동구 방어동 일대에 메케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동구에 접수됐다. 하지만 동구는 그 원인을 찾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20일에는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에서도 일부 근로자들이 가스냄새를 맡고 구토 증세를 보이는 등 불편을 겪었으나 이 역시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악취사고의 주범을 쉽게 찾지 못하는 것은 악취 물질의 특성상 순간적으로 대기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체에서 악취사고를 내고도 자발적 신고만 하지 않으면 악취사고의 장소와 원인을 찾기 힘들다는 게 울산시의 설명이다. 여기다 울산지역에 악취 발생사업장이 419곳에 이르지만, 5개 구·군의 담당 공무원은 각각 1∼2명씩에 불과해 악취를 단속하고 예방 점검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기업체 환경전문가로 구성된 악취 자율환경순찰단까지 활동하고 있으나, 예방과 단속이 쉽지가 않다"고 밝혔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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