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 - 국민 불안감 고조>결혼식·돌잔치 앞두고 "취소해야 하나?" 속앓이

박성훈기자 2015. 6. 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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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역 웨딩홀·뷔페 행사연기·취소 문의 쇄도

"일생에 한 번뿐인 아들의 돌잔치에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네요."

주부 박모(31) 씨는 만 12개월 된 둘째 아들 송모 군의 돌잔치 취소 여부를 놓고 남편과 옥신각신하고 있다.

오는 6일 경기 수원시의 M뷔페에서 돌잔치를 준비해왔으나, 면역력이 약한 아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위험에 노출될 것을 우려해 남편에게 "돌잔치를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남편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며 강행의사를 굽히지 않자 의견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

박 씨는 "이 시기에 누군가를 초대하는 것 자체가 미안한 일이 됐다"며 "생각지도 못한 전염병이 아들 돌잔치까지 영향을 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토로했다.

예비신부 최모(28) 씨도 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날짜를 연기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예식장 예약은 물론 청첩장까지 이미 돌린 상황이지만, 친지나 친구들로부터 메르스 탓에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는 연락을 적잖이 받았기 때문이다.

최 씨는 "오지 못하는 사정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서운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다"며 "가능하면 결혼식을 미루고 싶은데 양가 어르신들이 어렵게 정한 날이어서 쉽게 옮길 수도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메르스 여파로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 대소사를 앞둔 이들이 행사를 취소해야 할지를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남부권의 행사전용 뷔페에는 이달 초부터 돌잔치와 고희연 등 행사 연기 및 취소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화성시의 A뷔페는 지난 4일 하루 동안만 20통이 넘는 취소 요청이 들어왔다.

서울의 W웨딩홀 관계자는 "결혼식 취소 문의가 끊이지 않아, 하객 보증인원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득하고 있다"며 "강남에서는 실제로 결혼식 날짜를 연기하거나 취소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웨딩홀은 예식이 1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취소할 경우 총 예식비용의 35%를 위약금으로 부과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돌잔치나 결혼식의 경우 대부분 몇 개월 전 예약을 이미 한 상황에서 메르스란 큰 변수 탓에 소비자들의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계약 전에 반드시 환불과 관련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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