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역량 총동원 한다더니..특정 진단키트 고집 왜?

김명룡 기자 2015. 6. 4. 17: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단키트 공급능력 갖춘 기업 중 1곳 제품만 사용..복수 키트 사용해 확진시간 줄여야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진단키트 공급능력 갖춘 기업 중 1곳 제품만 사용…복수 키트 사용해 확진시간 줄여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의심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보건당국이 확진을 위한 여러 진단키트(진단시약) 중 특정회사 제품만 고집해 검사 속도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가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보건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선제적인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4일 중앙메르스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의심자는 601명으로 전날 468명보다 133명이 늘었고, 현재 104건의 유전자 검사가 진행 중이다. 2차감염자에 의한 3차 감염이 늘어나면서 진단이 필요한 감염의심자도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격리자는 1667명으로 전날 1401명보다 266명이 늘었다. 권준욱 총괄기획반장은 "메르스 감염 의심자가 포위망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소지조차도 차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감염의심자에 대한 진단검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도 보건환경연구원과 3개 검역소에 진단키트가 공급돼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 대형병원도 시약을 받아 검사를 직접 시행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수탁의뢰업체 등을 통해 검사가 이뤄지도록 했다.

이와 관련,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 3일 5개 수탁의뢰업체와 계약을 마쳤다. 1차 검사결과 양성으로 나오면 충청북도 오송에 위치한 보건연구원이 최종 확인한다. 권 기획반장은 "충분한 진단키트가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에 메르스 진단키트 공급능력을 갖춘 기업이 바이오니아, 솔젠트 등 여러 곳이 있는데도 보건당국이 코젠바이오텍 제품만 진단키트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 메르스 진단키트로 허가된 제품은 없고 연구용 제품이 진단에 사용되고 있다.

한 진단검사기관 관계자는 "모든 회사들이 WHO(세계보건기구)가 공개한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진단키트를 보유하고 있다"며 "진단기업과 교류가 많은 대형병원에서 한 회사의 진단키트만 사용하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메르스 감염에 대한 빠른 진단이 메르스 확산과 국민의 불안을 막을 수 있는 만큼 복수의 진단키트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병원의 경우 바이러스 진단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진단키트에 대한 분석만으로 메르스 확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1차 진단에서 양성이 나올 경우 이를 오송 보건연구원으로 보내 다시 검사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을 거친다. 이 경우 길게는 10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병원에서 바로 메르스 확진을 한다면 이 시간을 4~5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진단 정확도가 의심스럽다면 보건연구원 검사와 민간기업의 진단키트 검사를 병행하는 것도 진단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룡 기자 drago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