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해부학 개론]'결혼보다 내 인생'..결혼의 뿌리가 바뀐다

입력 2015. 5. 2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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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내 인생 즐길 것 다 즐기고 결혼할래.”

술자리에서 국내 모 항공사 스튜어드로 일하는 지인과 ‘결혼’을 주제로 놓고 이야기를 풀었다. ‘너는 언제 쯤 결혼하고 싶냐’는 질문이 오가던 중이었다. 지인은 30대 후반 쯤, 아니면 아예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즐기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는 이랬다. “내 인생도 있는데 결혼하면 가정이 우선이어야 하잖아. 할 수 있는게 많은데 가정 때문에 그것들을 포기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

주위를 보면 20대 후반, 30대 초 또래 남녀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결혼을 하려는 이들과 결혼에 관심없는 이들. 누군가 ‘결혼 적령기’라 이름붙인 시기를 거치면서 현실과 결혼에서 고민하는 2030 남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업이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혼에 대한 인식 평가’에 따르면 ‘결혼 꼭 해야한다’ 의견은 30%에 불과했다.

결혼의 뿌리가 바뀌고 있다. 과거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자, 결혼 적령기의 필수 과제로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선택’이 됐다. 치열한 취업 시장, 팍팍한 연봉, 바쁜 회사일로 연애와 결혼과 육아를 포기한다는 ‘3포 세대’들의 등장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 웨딩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결혼 생각을 할 나이에도 연애를 좀 더 하고 본인의 인생을 즐기겠다는 남녀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경제력 있는 3040 남성에게 많이 나타났는데 요즘에는 여성들도 결혼해서 육아하는 대신에 골드미스의 생활을 즐기겠다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이처럼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결혼을 포기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혼인율은 201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2014년 혼인 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국내 혼인 건수는 30만5500건으로 2013년 대비 5.4%(1만7300건) 감소했다. 특히 초혼의 경우 그 감소폭이 더 큰데, 지난해 남성과 여성의 초혼건수 증감률을 보면 전년대비 각각 5.8%, 6.3%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결혼 적령기라는 시기에 대해서도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결혼 통계청의 ‘2014 혼인 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2.4세, 여자 29.8세로 2013년보다 각각 0.2세 올랐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평균 1.9세, 여자는 2.3세 늦게 결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20대 중반을 지난 여성과 후반을 넘는 남성에게는 결혼적령기라는 꼬리표가 붙기 시작하는데 현실적으로 해당 시기에 ‘결혼 준비’가 돼 있기는 불가능하다. 더욱 어려워지는 취업관문, 비현실적인 집값 등의 복합 작용으로 사실 ‘2말3초’는 결혼 준비가 가장 안된 시기 중 하나다. 사회가 규정하는 결혼 적령기는 현실로보면 결코 결혼이 적정한 시기가 아닌 셈이다.

IT 관련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34ㆍ남) 씨는 “밑바탕이 없는 상태에서 가정을 꾸리게 되면 나중에 돈을 벌어도 다 집을 마련하는데 들어가게 되는데 그러면 나도 가족도 생활이 빠듯해 진다”며 “무작정 결혼부터하는 것보다 돈을 충분히 모은 후에 어느정도 준비가 됐을 때 결혼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직장인 서모(38ㆍ여) 씨는 “친구들을 보면 가정과 일 양립은 이상적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어린 아이를 보면 여러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찌들어 사는 주변사람들을 보면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점점 없어지더라”고 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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