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나체시위' 영화감독, 비방댓글 무더기 고소
[동아일보] 나체로 반전시위를 하는 등 이색적인 퍼포먼스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영화감독 강의석 씨(29)가 인터넷에 올라온 비방 글에 대해 모욕 혐의로 경찰에 무더기 고소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본보 취재팀이 확인한 강 씨의 모욕 혐의 고소 건수는 260여 건으로 서울 동대문경찰서와 성동경찰서 등 주로 서울 지역에 집중됐다.
강 씨의 고소 사건 대리인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인터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가 비방 글 작성자를 무더기 고소한 홍가혜 씨(27·여)의 고소 대리인 최모 변호사가 맡고 있다.
강 씨가 고소한 글은 2011년 작성된 글부터 최근 것까지 다양하다. 2011년에 강 씨는 병역을 거부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당시 강 씨는 “군대의 존재가 평화를 위협하기 때문에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입대를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2013년 강 씨가 한 유명 가수의 면도기 광고를 콘돔 광고로 패러디한 영상을 놓고 누리꾼들이 강 씨를 비방한 댓글도 고소 대상에 포함됐다.
강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결혼을 앞두고 처가에서 인터넷에 있는 악성 댓글을 보고 충격을 받아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댓글을 단 사람들이 강하게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강 씨는 이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악성 댓글의 피해자인 나에게 여러 차례 진술을 하러 나오라고 하는 등 2차 피해가 컸다”고 주장했다.
고소를 당한 사람들 가운데 강 씨의 고소 대리인과 합의를 한 사례는 계속 늘고 있으며, 합의금은 건당 150만∼4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강 씨 관련 기사가 올라온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이 들었던 강 씨의 대학 재학 시절 얘기를 올렸다가 150만 원을 주고 합의했다. A 씨에 따르면 고소당한 사실을 알게 된 뒤 강 씨의 고소 대리인 측에 전화를 했고, 강 씨의 고소 대리인은 “잘못했지 않느냐. 합의하고 싶으면 150만 원을 내라”고 했다는 것. A 씨는 자신이 쓴 댓글을 지우는 조건으로 반성문과 함께 돈을 내고 합의했다.
A 씨처럼 비방 수위가 높은 글을 쓴 경우에는 형사처벌 가능성이 있지만, 상당수의 고소 사건은 형사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 씨의 무더기 고소 이후 검찰이 제시한 모욕죄 처벌 기준은 △악성 댓글을 반복해서 올렸을 때 △성적으로 모욕감이 들 수 있는 내용이 있을 때 △동종 전과가 있을 때다. 경찰은 강 씨가 고소한 글 중 10% 정도만 이 기준에 해당돼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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