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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재홍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영희 (부산 성심보건고등학교 학생)

최근 부산의 한 도로에서 아찔한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음주운전 차량이 차로를 넘나들면서 비틀비틀 달리고 있었던 거죠. 이때 한 남성이 맨몸으로 이 차를 제지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고요. 결국 음주운전 차량은 남성을 넘어뜨린 뒤 그대로 질주를 시작합니다. 그때, 바로 그 순간 빨간 가방을 멘 여고생이 도로 한 가운데로 뛰어들어 넘어진 남성을 부축했고요. 이 여고생의 기지로 음주운전 차량의 위험천만한 질주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어제 포털뉴스에서 소개하면서 이 주인공을 꼭 모시겠다고 청취자 여러분께 약속을 드렸었는데요. 그래서 모셨습니다. 화제의 인터뷰, 부산 성심보건고등학교 김영희 학생을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영희>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인터넷에서 화제인 그 영상 속에 등장하는 빨간가방 여고생이시죠?

◆ 김영희> 네. (웃음)

◇ 박재홍> 청취자들에게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릴까요?

◆ 김영희> 저는 성심보건고등학교 2학년 김영희입니다.

◇ 박재홍> 반갑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인 전공이 뭔가요?

◆ 김영희> 의료관광외국어과요.

◇ 박재홍> 그렇군요. 의료관광 오시는 분들 도와주는 전공이군요?

◆ 김영희> 네.

◇ 박재홍> 본인이 지금 굉장히 유명해진 거 알고 계시죠?

◆ 김영희> (웃음)

◇ 박재홍> 지금 친구들이나 선생님이 뭐라고 하세요?

◆ 김영희> 친구들이 '야, 빨간가방!' 이러고요.

◇ 박재홍> (웃음) 영희야라고 안 부르고요?

◆ 김영희> 네. 선생님들은 막 사인해 달라고 하시고요. 장난치시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사건이 있었던 지난주 화요일 밤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때 도로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 김영희> 도로에서 두 분이서 싸우고 있는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까 싸우고 계신 거예요, 도로 한복판에서 두 분이서요.

◇ 박재홍> 거기에서 두 분이라는 건 음주운전 차량 안에 있는 남성과 이를 막으려던 버스기사님이었죠?

◆ 김영희> 네. 그런데 저도 처음에는 저러다가 마시겠지, 하고 휴대폰을 들었거든요. 동영상을 찍고 있었어요. 그런데 음주운전 하신 분이 차에 타시는 거예요. 그래서 버스기사 분은 못 가게 하려고 앞을 막으신 거죠. 그러다가 설마 움직이겠나 싶었는데 차가 조금씩 움직이면서 기사 분을 박으셨어요. 그래서 제가 너무 놀란 나머지 그 차 오는 걸 일단 멈추게 하고 달려와서 말리고 그랬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술 취한 어른 한 분이랑 다른 어른 한 명이 싸우고 있었던 거 아닙니까. 도로 한복판에서요. 그러면 다른 어른들은 뭐하고 있었던 겁니까? 우리 연약한 여고생 2학년이 도로 한복판에 뛰어드신 거 아닙니까.

◆ 김영희> 거기가 신호등이다 보니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해서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요. 저도 맨 처음 봤을 때는 선뜻 못 다가가겠는 거예요. 차도니까요.

◇ 박재홍> 그렇죠. 무섭죠.

◆ 김영희> 그런데 그분이 머리를 박으신 걸 보니까 저도 본능적으로 나간 거 같아요.

◇ 박재홍> 그러면 원래 우리 김영희 학생은 의협심이 강한 건가요?

◆ 김영희> 평소에는 제가 겁이 많거든요. 그래도 위험에 빠졌으면 도와줘야죠.(웃음)

◇ 박재홍> 또 인상적이었던 건, 도로 한가운데서 기사님을 부축하는 동시에 또 음주운전 차량번호까지 찍었네요?

◆ 김영희> 차량번호는 찍은 건 아니고요. 제가 시력이 좋거든요.

◇ 박재홍> (웃음) 시력까지 좋아요?

◆ 김영희> (웃음) 그래서 보고 차 번호를 외웠어요.

◇ 박재홍> 대단하십니다. 그래서 외운 상태에서 119 신고까지 하시고 또 어른들에게 그 번호도 가르쳐 주신 거네요. 그리고 또 하나, 우리 영희 양이 부축했던 버스기사님은 지금 괜찮으신 건가요? 머리를 다치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

◆ 김영희> 크게 다치신 건 아니고요. 따님한테 전화가 오셨었거든요.

◇ 박재홍> 와, 따님이 전화가 왔군요. 그래요? 뭐라고 하던가요?

◆ 김영희>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셨고요. 지금은 기사님이 입원 중이시거든요. 그래서 다음에 꼭 같이 밥 한 끼 하자고 얘기하셨어요.

◇ 박재홍> (웃음) 그때 자리에 같이 하시면 먹고 싶은 거 있어요?

◆ 김영희> 사람은 다 고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요.(웃음)

◇ 박재홍> (웃음) 우리 기사님이 회복하시면 담소 나누시면서 고기도 맛있게 드시고 식사를 꼭 하셔야 될 것 같아요.

◆ 김영희> 네.

◇ 박재홍> 그런데 이 소식을 듣고 집에서는 어떤 반응이었을까 굉장히 궁금합니다. 물론 당시 사고를 당했던 기사님 가정에서는 정말로 고마운 분이 바로 우리 영희 양이지만요. 반대로 영희 양 집에서는 왜 이렇게 위험한 일을 했니, 이렇게 아버님이나 집에서 뭐라고 하셨을 것 같은데요.

◆ 김영희> 그 당일에는 시간이 늦다 보니까 제가 말을 못했었어요.

◇ 박재홍> 무슨 일이 있었는지요?

◆ 김영희> 네. 그런데 어제부터 이 일이 기사에도 나오고 그랬잖아요. 이제 아빠랑 부모님께서 왜 말을 안 했냐면서, 다친 데는 없냐면서 물어보세요. 많이 뿌듯해하시는 것 같아요.

◇ 박재홍> 만약에 기사에 안 났으면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그냥 부모님도 모르셨을 것 같네요. 부산의 스타가 됐습니다. 우리 김영희 학생,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인데요. 졸업하면 앞으로 꿈은 뭔가요?

◆ 김영희> 원래는 스튜어디스였거든요.

◇ 박재홍> 스튜어디스요.

◆ 김영희> 네. 그런데 보건학교니까 간호사 쪽으로 많이 진로를 선택하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간호사를 생각하고 있어요.

◇ 박재홍> 그래요. 스튜어디스 꿈도 계속 키워도 될 것 같은데요? 지금같이 놀라운 순발력과 판단력이 있는 분이 승무원으로 일을 해야죠.

◆ 김영희> 그런데 제가 영어가 힘들어서....(웃음)

◇ 박재홍> (웃음) 영어는 뭐 충분히 공부하면 되고요. 또 시간이 흐르면 충분히 잘할 수 있습니다. 용기를 갖고 그 꿈을 포기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정말 반가웠고요. 마음 속에 꿈꾸고 있는 스튜어디스의 꿈도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영희>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부산 성심보건고등학교의 김영희 학생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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