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 2013년 베트남 한복패션쇼 한달 뒤… 채권단, 경남기업 자금 지원

최재혁 기자 2015. 4. 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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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72'서 행사 열려… 당시 朴대통령 무대 올라

'성완종 리스트'의 불똥이 2013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때 하노이에서 열렸던 '한복 패션쇼'에도 튀고 있다. 당시 패션쇼는 경남기업이 현지에서 건설한 '랜드마크 72' 컨벤션홀에서 진행됐고, 박 대통령은 직접 한복을 입고 무대 위를 걸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패션쇼를 자신의 구명운동이나 금융 당국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데 이용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회사 고위층이 랜드마크 빌딩을 홍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패션쇼) 장소는 막판에 (결정)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공개된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베트남 패션쇼를 전후해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금융감독 당국 및 금융권 유력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돼 있다. 성 전 회장은 패션쇼를 앞두고 장남 등을 현지로 보내 행사 준비를 시켰다. 이후 대통령 참석 행사는 랜드마크 72에서 열렸다.

당시 성 전 회장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2013년 5월)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었다.

경남기업은 패션쇼 한 달 뒤인 2013년 10월 29일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같은 달 31일 자금 지원이 결정됐다.

이에 대해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0일 "베트남에서 그런 행사를 할 곳이 많겠느냐. 주관하는 쪽에서 임의로 결정했고 일체의 다른 고려는 없었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랜드마크 72가 막판에 결정된 게 아니라 패션쇼 개최 여부가 늦게 결정됐다"고 했다.

당시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측은 경남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결정과 관련, "금감원 측과 의논한 것은 맞지만 금감원 고위층의 압박 때문에 지원 결정을 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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