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JTBC가 저지른 잘못 3가지

홍진수·박용하 기자 2015. 4. 1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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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최근 벌어진 JTBC의 경향신문 '성완종 인터뷰' 무단방송에 대해 "JTBC는 경향신문에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8일 매체비평 전문지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기명칼럼에서 "JTBC는 세가지 관점에서 스스로 논란을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어느 언론에서 어떻게 보도하든 그것은 별 대중적 주목을 받지못하고 있지만 언론계 내부에서는 언론윤리준수 여부, 동업자간 상도의 차원에서 분명히 따지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라며 JTBC의 잘못을 세가지로 정리했다.

종편방송 JTBC 손석희 앵커가 지난 16일 방송된 jtbc 8시 뉴스에서 JTBC의 경향신문 녹음파일 무단방송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JTBC 화면 갈무리

김 교수는 "첫째, 녹음파일을 보도하면서 크레딧을 명시하지 않았다"며 "JTBC의 녹음파일 입수가 비록 김인성씨의 선의에 따라 이뤄졌다 하더라도 이는 엄연히 경향신문 취재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치 학자가 논문을 작성하면서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서 자신의 연구물인 것처럼 내보내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방송시작과 끝날 때까지 명시적으로 경향신문 녹음파일임을 JTBC 방송중에 자막으로 표시하는 것이 언론윤리 강령 준수이자 동업자의 상도의에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두번째로 경향신문에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김 교수는 "경향신문은 녹음파일을 검찰에 제출한 것이지 외부에 유출한 것이 아니다"라며 "경위도 논란거리지만 일단 녹음파일을 입수한 뒤 JTBC가 방송하기로 결정을 내렸다면 이 과정에서 경향신문에 동의를 구하거나 최소한 양해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손석희 앵커가 뉴스를 내보낸 후 JTBC의 입장을 정리하여 클로징 멘트를 하는 순간까지도 경향신문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손석희 행커는)JTBC의 녹음 파일 보도의 당위성을 정리하는 멘트를 내보는 가운데 경향신문에 대한 사과나 해명 등의 기회가 있었으나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또 "열악한 취재환경에서도 꿋꿋이 특종을 만들고 정치계를 정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경향의 노력을 동업자 정신에서 멋지게 존중해줄 수는 없을까"라며 "언론윤리가 법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현실에서 목격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론연대)도 17일 논평을 내고 종편방송 'JTBC'의 '성완종 육성 파일' 보도에 대해 "공익성과 신뢰성을 모두 놓쳤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연대는 이날 'JTBC, 공익성과 신뢰성 모두 놓쳤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손석희 JTBC 사장은 녹음파일을 보도하며 시청자의 알 권리를 내세웠지만, 이는 알 권리나 공익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JTBC 보도는 경향신문 이상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할만한 내용이 없었다"며 "경향신문이 예고한 기사를 앞질러 공개한 것일 뿐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JTBC는 당초 문제의 방송에서 "이 보도가 고인과 그 가족들의 입장, 시청자들의 진실찾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또 성씨의 일방적인 주장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방송하겠다"고 말했다. 언론연대 측은 "JTBC가 음성녹취록을 입수한 것은 15일 오후 6시경이고, 녹음파일은 9시부터 방송을 탔다"며 "과연 이 짧은 시간 안에 50분 분량의 전체 인터뷰를 듣고, 고심 끝에 판단을 내리고 주의깊게 편집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인터뷰를 들어보면 육성을 빨리 공개해야 할 급박한 사정이 없었다"며 "JTBC 기자들만 급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연대는 "JTBC에 넘어간 녹음파일은 유출자가 경향신문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그 과정에 부도덕한 행위가 있었다"며 "이를 몰랐을 리 없는 JTBC가 경향신문과는 상관없이 입수했다고 밝힌 것은 유감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JTBC가 경향신문의 의사를 무시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녹음파일을 앞질러 보도할만한 정당한 사유는 없었다"며 "공익성에는 취재의 윤리성까지 당연히 포함된다. JTBC의 보도는 공익성과 신뢰성을 모두 놓쳤다"고 덧붙였다.

<홍진수·박용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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