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 적자 노선 9호선, 운영사는 4년간 168억 흑자

정재우 2015. 4. 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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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9호선에는 매년 수백억원의 서울시 보조금이 투입된다. 운임수입만으로 운영비용을 다 충당하지 못해서다.

그런데 정작 9호선을 운영하는 회사는 연평균 4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최근 4년 동안 벌어들인 돈만 168억 원에 달한다. '지옥철'로 불리는 9호선에 대한 승객들의 원성이 자자한데, 이같은 수익은 어떻게 낸 것일까?

서울시는 9호선 민자사업 파트너인 '서울시메트로구호선'에 9호선 관리를 맡겼는데, 메트로구호선은 자신들이 운영하지 않고 다시 '서울9호선운영'에 운영을 맡겼다. 9호선 관리 운영사는 바로 '서울9호선운영'이다. 메트로구호선은 금융회사 컨소시엄이라 전동차 관리 시스템 등을 직접 운용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정부보조금을 메트로구호선에 지급하고, 메트로구호선은 다시 9호선운영에 관리운영비를 지급한다. 그리고 9호선운영은 관리운영비로 9호선을 운영해 왔는데 알고보니 매년 40억원 이상씩 순이익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 4년 동안 168억 벌어 166억 배당

9호선운영은 9호선의 실질적인 운영 및 관리를 맡고 있는 기업이다. 프랑스 공공사업 전문기업 베올리아와 현대로템이 각각 8억원, 2억원씩을 투자해 만든 자본금 10억 원짜리 회사다.

이 회사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24억16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48억8600만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순이익대비 배당총액 비율인 배당성향이 202%에 달했다. 지난 2013년에는 53억8600만 원을 벌어 42억6200만 원을 배당(배당성향 79%)했는데 작년에는 배당성향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9호선운영 관계자는 "예전에 벌었던 수익이 이익잉여금으로 많이 남아있었고, 이를 배당한 거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순익은 적었지만 쌓여있던 돈이 많아 배당금 규모를 늘렸다는 얘기다.

혼잡도가 높은데 왜 혼잡도를 낮추기위해 투자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있는 전동차 증차는 서울시가 정책 결정을 통해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운영사 입장에서 공간 재배치 등을 통한 서비스 질 개선과 정확한 정보제공 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2013년 이전에는 어떨까? 9호선운영은 2011년부터 4년간 총 167억9700만 원을 벌어, 같은 기간 총 166억2800만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벌어들인 돈이 착실히 대주주인 베올리아와 현대로템에 배당으로 들어간 것이다.

◆ 4년간 170억 벌어들인 비결은?

문제는 이들이 4년간 170억 원 가까이 벌어들인 돈의 원천이 서울시가 지급한 보조금이라는 데 있다. 9호선운영은 '메트로구호선'과 '관리운영위탁계약'을 체결해 9호선을 운영하고 운영을 위한 비용을 받는다.

지난 2013년에는 625억 원을 받았고, 작년에는 619억 원을 받았다. 이렇게 받는 돈에서 운영비,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남는 돈이 순이익이 된다. 4년 평균 40억 원 이상 남겼는데, 이는 그만큼 운영을 잘 한거라고 볼 수도 있고 애초에 관리운영비가 비싸게 책정됐다고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9호선운영 관계자는 "초기 리스크에 대해 예비비용으로 잡아뒀던 돈이 이익으로 잡힌 부분이 있는데다가, 기술혁신과 조직 슬림화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에 이익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애초에 관리운영비를 과도하게 책정했기 때문에 이익이 많이 나는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여기에 당초 약속돼 있던 관리운영비가 지난 2013년 서울시가 9호선 재구조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기존대비 10%정도 깎여 앞으로는 지금처럼 많은 돈을 벌기도 힘들어졌다고 말한다. 9호선운영은 실제로 수수료를 줄인 탓에 작년 순이익은 24억 원으로 전년(54억 원)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수익률(매출액대비 당기순익)도 2013년 8.6%에서 지난해 3.9%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보면 2013년 이전까지는 '9호선운영'에 지급하는 관리운영비가 비싸게 책정됐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 600억 원 넘는 관리 운영비는 어디서 나올까?

매년 9호선운영에 600억 원 이상의 돈을 지급하는 메트로구호선은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10개 이상의 금융회사가 투자한 회사다. 이들은 2013년 서울시가 실시한 9호선 재구조화 사업을 통해 맥쿼리인프라와 건설출자자 등을 대신해 들어왔다.

이들은 매년 서울시로부터 수백억 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운임 수입만으로는 9호선 운영비를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서울시 등으로부터 880억원이 넘는 운임 수입 보조금을 받은 메트로구호선은 작년에도 운임수입보조금과 정부보조금으로 약 750억 원을 받았다. 결국 이들이 9호선운영 측에 지급하는 600억 원 이상의 관리운영비는 서울시가 지급하는 돈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9호선운영이 받는 돈은 메트로구호선과 지난 2013년 10월 체결한 계약에서 기존계약 대비 10% 줄어든 수준으로 조정됐으며 당시 2023년까지 10년치의 관리운영비가 각각 책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메트로구호선'과 계약을 체결했고, 메트로구호선이 가져갈 수 있는 수익률을 최대한 낮추려고 노력을 한 것"이라면서 "그 상황에서 메트로구호선은 9호선운영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낮추려는 노력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윤철한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은 "충분히 예측했던 부분이고, 경실련에서 충분히 지적했던 부분"이라며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시민의 불편이나 요금부담은 (운영사들 스스로가)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운영사들은 이익을 내 배당형태로 이익을 계속 챙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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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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