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에 짓눌린 동심.. "나라도 안 태어날 걸"

정지용 기자 2015. 4. 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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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한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의 일기가 온라인에서 화제다.

이 초등학생은 급식비를 내야 할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고 적었다.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급식비 못낼까봐 죽고 싶은 초등학생"이라는 제목으로 사진과 전문이 올라왔다.

이 일기는 경남 무상급식 중단을 하루 앞둔 지난 31일 트위터를 통해 확산된 게시물이다. 당시 팔로어들은 이 학생의 걱정이 남의 일 같지 않다면서 유상급식 전환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제목: 급식비"라는 일기는 "아 이제 급식비를 내야 한다"라고 또박또박 흐트러짐 없는 글씨체로 사연을 적어내려갔다.

이 학생은 "4월달이 되면 우리 3명 하면 하루에 만원씩" 급식비를 내야 한다며 "부모님게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심정을 전했다. 이어 "너무 힘들다. 유상급식이 날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죽고 싶은 마음도 있다"라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어린아이답게 "엄마, 아빠 내가 미안해! 몇 년만 버텨줘! 내가 열심히 해서 성공할게"라고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게시물을 본 네티즌 대부분은 "마음이 아프다"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는 "자작 남새가 난다"며 일기가 거짓일 가능성을 지적했다.

무상급식이 중단된 경남에선 홍준표 지사를 규탄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고 진주 지수초에서는 '솥단지 급식'이 이틀째 진행됐다.

다음은 경남 초등학생 일기 전문

<제목 : 급식비>

아~ 이제 급식비를 내야 한다.

4월달이 되면 우리 3명 하면 하루에 만원씩하니까

많이 내는 것이다. 계속 그 생각을 하면 부모님께 되게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하루하루 마음이 편치 않을것 같다.

나라도 안태어날걸....

이런 생각도 들면서 나 자신이 싫어지기도 한다.

그거 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프고 내 가슴을 쿡쿡 찔러댄다.

엄마, 아빠한테 미안해서 잘때도 편히 못자고 그래서 너무

마음이 힘들고 속상하다. 이럴땐 난 내가 죽고 싶기도 하다.

너무 힘들다. 유상급식이 날 힘들게 하는 것 같다.

마음이 아파서....

부모님한테 아무말도 못하고.... 너무 마음이 힘들어....

죽고 싶은 마음도 있다..

엄마,아빠 고마워요!

이 일기를 쓰며 많이 울었다. 힘들다. 그리고 죄송하다.

엄마, 아빠! 내가 미안해!

내가 열심히 해서 성공할께! 몇년만 버텨줘!

정말 미안해! 내가 왜 태어나서!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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