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넷]캐나다 시간여행자 사진의 정체, 마침내 밝혀졌나

2015. 3. 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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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준공식 구경을 나온 남녀 사람들.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한 남자가 있다. 구경꾼들 중 이 남자를 주목하는 사람은 없다. 이 남자가 주목을 받은 건 70년도 더 지나 인터넷에서다. 그에게는 캐나다 시간여행자(Canadian Timetraveller) 또는 시간여행 중인 힙스터(time-travelling Hipster)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 몇 년간 인터넷에서는 꽤 유명한 사진이다. 그에게 '시간여행자' 또는 '힙스터'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다른 군중들과 이질적인 그의 옷차림 때문이다. 가슴에는 슈퍼히어로 마냥 'M'자 마크가 보이고, 현대적 헤어스타일에다 역시 최첨단 유행으로 보이는 선글라스, 그리고 손에는 DSLR카메라처럼 보이는 물건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사진이 찍힌 1940년(41년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최종적으로 40년으로 밝혀졌다)에는 가능할 리 없는 복장이라는 것이다.

2월 말, 인터넷 소문 검증 사이트인 스놉스닷컴에 마침내 이 '시간여행자 사진'의 진위를 가리는 글이 올라왔다. 일단 당시 찍힌 사진인 것은 맞다. 하지만 'M자 마크'에 대해선 1924년부터 활동한 몬트리올 마룬스 아이스하키팀의 단체복장 사진이 예시됐다.

5년 전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던 캐나다 시간여행자 사진.

1940년대에 나온 비슷한 선글라스도 제시되었다. 사진 속 주인공이 들고 있는 것과 유사한 형태의 1940년대 코닥 포터블 카메라 사진도 공개했다. 요컨대, 조금 튀어 보이기는 해도 1940년대에도 불가능한 패션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캐나다 시간여행자' 사진이 처음 이슈가 된 것은 2010년. 드디어 결론이 난 것일까.

그런데 남은 문제는 하나 더 있다. 당시 실존한 인물이라면, 그 인물은 도대체 누구란 말일까. 인터넷을 찾아보면 "그 남자는 휴가차 외삼촌을 방문한 캐나다 공군 소속 '에드워드 러셀'이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런데 그 근거는 제시되지 않는다. '에드워드 러셀 설'이 나온 것은 당시 다리가 소재한 캐나다 지방지에 보도된 짤막한 동정기사 때문이다. 기사에서는 그의 '키'가 언급되었는데 사진 속 남자처럼 장신이었다. 사실 이것만으로 이 남자가 러셀이라고 확정하기는 어렵다. 2010년 말, 러시아 취재팀이 사진의 진위를 취재하기 위해 사진이 찍힌 마을을 방문했다. 별 소득은 없었다. 70년 전 행사에 참석한 사람을 만날 순 있었지만, 그 할아버지는 당시 11살에 불과했다.

'에드워드 러셀 설'은 그 와중에 나왔다. 보도 내용만 보면 역시 뚜렷한 근거가 없다. 사실, 동네 주변사람들로부터 이 남자로 지목되는 사람은 두 사람이 더 있다. 인근 광산에서 일하던 조지 톰슨이라는 사람과 앨버트 위슨이라는 사람이다. 앨버트 위슨의 가족이 다른 각도의 행사사진을 앨범에 갖고 있었다.(하지만 그의 아들은 사진 속 남자는 자기 아버지가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 속 남자가 누구냐는 것은 결국 미스터리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단서의 정교한 재구성을 통해서 밝혀진 것은 이 사진 속의 주인공이 시간여행자일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저 너머에 있는 진실'은 아직 많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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