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플]서울시, 공원만들기에 SOC사업 뒷전
[뉴스데스크]
◀ 앵커 ▶
한창 공사 중인 서울시의 대규모 토목, 건설사업들입니다.
지난 2008년 이후 들어간 50억 원 이상 대형 사업은 모두 15개인데, 공사가 끝난 건 3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도 지지부진합니다.
예산이 모자라 그렇다는 설명이지만, 광장이나 공원 조성에 큰 돈을 들이는 걸 보면 과연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이경미, 윤지윤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성산대교로 몰리는 차량을 분산하기 위해 5년째 짓고 있는 월드컵대교 입니다.
마포와 영등포를 잇는 이 다리는 당초 올 8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현재 공정률은 20% 수준입니다.
◀ 공사장 관계자 ▶
"시장이 안 바뀌었으면 (예정대로) 됐을 거예요. 우리 쪽 예산이 후순위로 밀리고.."
총 공사비 2천588억 원 중에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은 600억 원에 불과합니다.
서울시는 2020년 말까지 다리를 짓겠다는 방침이지만 계획보다 5년 이상 지연되면서 출퇴근 시간 정체는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 이준혁 ▶
"오후 4시, 3시만 돼도 많이 막혀요. 보통은 성산대교로 진입하는게 5~10분이면 됐었는데.."
창경궁 앞 율곡로 도로구조개선공사 역시 더디긴 마찬가지입니다.
올 6월 준공 예정이지만 지금 추세라면 11년 뒤에나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어 시민들은 어쩔 수 없이 좁은 길을 다녀여 합니다.
신림-봉천터널 도로건설 공사도 예산이 부족해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 이수곤 교수/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
"투자에 비해서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을 계획해서 한거거든요. 계획된 것은 해주는 것이 옳거든요."
◀ 이경미 기자 ▶
이런 SOC 사업들은 완공까지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단점 때문에 자치단체장 임기 내에 끝내기 어려운 사업입니다.
그렇다면 도심 속 꽃길이나 광장은 어떨까요?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서울시는 어떤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지 윤지윤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윤지윤 기자 ▶
이곳은 미국 뉴욕의 도심지를 가르는 '하이라인 파크'입니다.
지금은 꽃과 나무로 단장한 뉴욕시민들의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았지만, 한땐 26년간 버려진 고가철로였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9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뉴욕 하이라인파크를 본떠 서울역 고가도로를 폐쇄하고 그 자리를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인근 주민과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상권이 죽는다며 대체도로 건설이 먼저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 오햇님/남대문시장 상인 ▶
"장사가 안 돼서 죽겠어, 여기. 생각을 해봐. 그럼 어떻게 살겠느냐 이거야."
그러나 서울시는 총 사업비 380억 원 중에 올해 110억 원을 배정해 이르면 오는 10월 첫 삽을 떠 2017년 완공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전후해 단 석달 만에 청사진을 확정했지만 반대 주민을 설득하기 위한 설명회는 두 번밖에 열리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한 번은 주민 반발로 설명회 자체가 무산됐습니다.
이밖에 서울시는 오세훈 전 시장 때 폐지됐던 광화문광장 확장방안을 재검토하고 있고, 세종로공원엔 2천억 원 규모의 서울시향 콘서트홀을 새로 짓는 등 도심 공원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형 SOC 사업과 달리 이런 사업들은 2~3년 내에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 양성옥/바른사회시민회의 책임간사 ▶
"(시민에게 밀접한) SOC사업은 밀리고 있는 반면 별로 급하지 않은 전시성 사업은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박원순표 청계천을 만들려는 것은 아닌지.."
시민 세금으로 진행되는 서울시 사업은 충분한 여론수렴과 우선순위 검토가 선행돼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다가는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윤지윤입니다.
(이경미 기자 light@mbc.co.kr)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