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박종철 고문경관 말 맞추기' 덮었다

김경학·이혜리·홍재원·김한솔 기자 2015. 3. 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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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조서상 추가 공범 묵인 드러나은폐 의혹 확산에 "청문회서 답변"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59·사진)가 검사 시절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축소·은폐를 묵인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그에게 조사를 받은 경찰관이 법정에서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진술한 기록과, 수사 과정에서 박 후보자가 경찰 측의 '말 맞추기'를 사실상 방조하는 내용의 기록이 나왔다. 박 후보자는 또 "수사팀 막내검사라 사건을 잘 모른다"는 일각의 주장과 달리 당시 고문에 가담한 경찰관 5명을 모두 조사하는 등 수사 초기 깊게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경향신문이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에게 받은 1992년 서울고등법원의 증인신문조서를 보면 박종철씨 고문에 가담한 경찰 강진규씨는 "반금곤(경장)이 주범인데 왜 강진규가 주범으로 돼 있냐고 (박상옥 검사가) 추궁했지만 내가 답변하지 않으니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고 재판정에서 밝혔다. 당초 검찰은 치안본부 측이 축소·조작한 대로 조한경·강진규씨 등 2명만 고문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2명만 기소했으나, 5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폭로로 경찰관 반금곤·황정웅씨도 고문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박 후보자는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해 반·황씨 등을 직접 신문했다.

강씨의 증언대로면 수사 검사였던 박 후보자는 1차 수사 당시 이미 다른 경찰이 더 고문에 가담했다는 점 등을 알고 있거나 의심했지만 더 이상 신문을 진행하지 않은 셈이다. 당시 검찰의 수사기록을 보면 박 후보자가 반·황씨를 조사하면서 진술 번복을 방조한 정황도 나타난다.

박 후보자는 "기록의 일부 맥락을 잘못 해석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확인을 구한 취지는 사실과 다르다"며 "상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기록 및 공판조서 등 자료를 토대로 청문위원의 질의가 있으면 성실하게 답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학·이혜리·홍재원·김한솔 기자 jw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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