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박종철 고문경관 말 맞추기' 덮었다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59·사진)가 검사 시절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축소·은폐를 묵인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그에게 조사를 받은 경찰관이 법정에서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진술한 기록과, 수사 과정에서 박 후보자가 경찰 측의 '말 맞추기'를 사실상 방조하는 내용의 기록이 나왔다. 박 후보자는 또 "수사팀 막내검사라 사건을 잘 모른다"는 일각의 주장과 달리 당시 고문에 가담한 경찰관 5명을 모두 조사하는 등 수사 초기 깊게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경향신문이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에게 받은 1992년 서울고등법원의 증인신문조서를 보면 박종철씨 고문에 가담한 경찰 강진규씨는 "반금곤(경장)이 주범인데 왜 강진규가 주범으로 돼 있냐고 (박상옥 검사가) 추궁했지만 내가 답변하지 않으니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고 재판정에서 밝혔다. 당초 검찰은 치안본부 측이 축소·조작한 대로 조한경·강진규씨 등 2명만 고문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2명만 기소했으나, 5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폭로로 경찰관 반금곤·황정웅씨도 고문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박 후보자는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해 반·황씨 등을 직접 신문했다.
강씨의 증언대로면 수사 검사였던 박 후보자는 1차 수사 당시 이미 다른 경찰이 더 고문에 가담했다는 점 등을 알고 있거나 의심했지만 더 이상 신문을 진행하지 않은 셈이다. 당시 검찰의 수사기록을 보면 박 후보자가 반·황씨를 조사하면서 진술 번복을 방조한 정황도 나타난다.
박 후보자는 "기록의 일부 맥락을 잘못 해석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확인을 구한 취지는 사실과 다르다"며 "상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기록 및 공판조서 등 자료를 토대로 청문위원의 질의가 있으면 성실하게 답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학·이혜리·홍재원·김한솔 기자 jw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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