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만원 토해내고..이달 월급 20만원" 연말정산 멘붕

김다영기자 2015. 2. 2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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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가족 부양 20대 가장 "연말稅 내느라 등골휜다"

20대 미혼녀도 '울분' "100만원 稅폭탄 30만원뿐"

한 중소기업 5년 차 사원 김모(29) 씨는 2월 급여를 받고서 한숨만 내쉬고 있다. 한 달에 실수령액이 300만 원 정도인데 연말정산으로 이달 월급에서 280만 원이 빠져나간 것. 어머니와 아내, 100일이 막 지난 딸 등 네 가족의 가장인 김 씨는 "280만 원을 한 번에 빼가면 생활은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당장 생활비가 부족해 카드깡이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 대부분이 500만 원 가까이 토해냈다는 말도 들었다"며 "세금을 내다가 월급쟁이들 등골이 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연말정산 결과가 반영된 2월 월급을 받은 직장인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2월의 보너스'로 불렸던 연말정산 환급금이 '2월의 폭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데다 심지어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돈을 토해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세금 내느라 월급쟁이들은 죽을 맛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유명 보안업체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는 안모(여·27) 씨도 지난주 연말정산 환급액이 반영된 2월 월급을 받고 눈앞이 캄캄했다.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평균 180만 원의 월급을 받는 안 씨가 이번 연말정산으로 100만 원을 토해내고 카드값 등을 낸 뒤 통장에 30여만 원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씨는 26일 "월세 33만 원과 통신비 및 전기요금 20만 원, 난방비 10만 원, 보험료 15만 원 등 기본적으로 드는 한 달 생활비가 약 80만 원인데 어떻게 한 달을 버틸지 걱정"이라며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 달에 50만 원씩 적금을 붓고 있는데 깨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안 씨는 "연말정산 추가납부액을 분납할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회사가 분납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한꺼번에 내게 됐다"며 "1인 가구인 것을 감안해도 무슨 기준으로 세금을 걷어가는 것인지 따져 묻고 싶은 심정"이라고 성토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환급금 규모가 예년과 크게 차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정부 발표와 달리 환급액이 줄거나 추가 부담해야 하는 사람이 많고, 이전보다 훨씬 많이 받게 된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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