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때문에 .. 가족 살해 뒤 아빠 자살한 듯

위성욱 2015. 2. 2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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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거제 일가족 5명 사망사건 열흘 전 원룸으로 이사 잔금 못 내 .. 부채만 1억 넘어

30대 가장을 비롯한 일가족 5명이 승용차 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일단 빚에 눌린 가장이 가족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4시쯤 경남 거제시 둔덕면의 도로 갓길에 세워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안에서 A씨(35)와 아내(39), 그리고 딸(9)과 쌍둥이 아들(6)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설을 맞아 부산의 부모에게 오기로 했던 A씨가 소식이 없자 가족이 경찰에 신고해 수색 끝에 발견했다.

 A씨와 가족들은 모두 가슴과 배를 흉기에 찔린 상태였다. 차량 안에서는 수면유도제와 소주·음료수 병이 발견됐다. 유서는 없었다. 경찰은 SUV 문이 잠겨 있고 외부에서 문을 따고 들어간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음료수에 탄 수면유도제를 가족들에게 먹인 뒤 살해하고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의 1차 조사에 따르면 A씨 가족은 빚에 눌렸다. 거제시 중심지의 주택에서 살다가 약 10일 전 외곽인 연초면의 원룸으로 이사했다. 방 하나에 거실 하나인 33㎡ 원룸이었다. A씨는 이사를 하면서 보증금 1000만원 중 계약금 100만원을 뺀 잔금 900만원을 치르려 했으나 돈이 없어 잔금 날짜를 미뤘다. 월세 역시 50만원에서 42만원으로 깎았다. 하지만 잔금은 지불하지 못하고 원룸에서 약 20㎞ 떨어진 한적한 도로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원룸에서는 개인회생절차 관련 서류가 나왔다. 은행과 신용카드 회사에서 1억5000여만원을 빌렸으나 갚을 길이 없어 한 달에 40만원씩, 5년간 2000만원을 갚는 것으로 대체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A씨는 가족과 친척들에게 금전적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은행·카드회사 빚 1억5000여만원 말고 사채 등 다른 빚에 쫓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A씨가 월급 200만~300만원을 받는 중소 조선업체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생활은 힘들겠지만 A씨 월급에 1억5000만원 빚이라면 가족과 함께 삶을 포기할 정도는 아닐 수 있다"며 "드러나지 않은 사채가 있어 신변에 위협을 받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거제=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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