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작다?.. "약한 공권력 때문"

유회경기자 2015. 2. 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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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잦아 볼륨 절반 낮춰.. 외국선 볼륨 조절장치 없어

우리나라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덜 요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방차 사이렌 소리 기준은 다른 나라와 유사하다. 소방차로부터 30m 거리에서 90~120㏈이다. 하지만 각종 민원으로 실제로는 사이렌 소리가 작을 때가 많다. 가령 주거 지역 부근에 있는 일선 소방서에선 밤은 물론 낮에도 소방차를 출동시킬 때 사이렌 볼륨을 절반 이하로 낮춰 놓는다. 도로를 달릴 때도 마찬가지다. 한 소방관은 "사이렌을 울리며 달리고 있었는데 옆 차로에 있는 한 운전자가 사이렌 소리가 너무 커 운전할 수 없다고 해서 볼륨을 줄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소속 특수 구급차, 병원 등의 민간 구급차 등에도 소방차 사이렌 소리 기준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 역시 민원 부담 때문에 사이렌 소리를 줄이고 다닐 때가 많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신규 소방차량을 도입할 때 이를 감안해 볼륨 조절 가능 사이렌을 기본으로 탑재한다. 하지만 해외에선 이와 다르다. 사이렌에 볼륨 조절 기능이 아예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생화학 피해 인명 구조 차량, 산업 단지 화재 진압용 차량 등 해외에서 들여오는 특수 소방차 사이렌에는 볼륨 조절 기능이 들어가 있지 않다. 물론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차량의 사이렌 사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긴급차량 운영주체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특히 민간 구급차들이 원래 목적 이외로 무분별하게 사용함으로써 불신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원으로 인한 소방차 등 긴급차량의 '약한' 사이렌은 우리나라 특유의 약한 공권력과 안전 불감증을 단적으로 드러낸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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