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4년 삼성맨의 "우리는 머슴이 아니다"

강진구 기자 2015. 2. 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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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머슴이 아니다"

중앙개발에서부터 삼성에버랜드를 거쳐 현재 삼성 웰스토리까지 20여년 이상을 '삼성맨'으로 살아온 한 중년의 노동자가 전체 동료사원들을 상대로 네이버 밴드에 근로자로서 당당한 '자기 권리찾기'를 호소하는 글을 올려 주목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삼성웰스토리 서울지사에 근무하는 송진호 책임으로 올해 24년차 사원이다. 송 책임은 웰스토리 네이버 밴드 운영자 대표들이 '우리사주 배정권리를 침해당했다'며 공개적으로 지난 4일 사측을 상대로 집단소송 돌입을 선언한 후 고민하다 지난 5일 실명으로 글을 올렸다. 송 책임의 글에는 삼성에버랜드가 2013년 말 외식사업부 직원들을 웰스토리로 분사시키는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로 사원들의 판단을 그르치게 한데 대해 짙은 회한이 묻어났다. 평생직장으로 알고 일하던 회사가 '5년 내 상장계획이 없다. 회사에 남아 있어도 할일이 없다'는 말로 이적동의서를 받아낸후 6개월 만에 상장추진계획을 밝히면서 사원들의 우리사주 배정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그는 소송에 참여한 배경에 대해 "처음 시작할 때는 많은 고민도 했고 솔직히 처 자식도 생각했다"며" 1991년 10월 중앙개발 후생팀으로 입사하여 젊음을 바쳐 열심히 일했고 누구보다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삼성웰스토리 직원중 한명이 밴드에 올린 예전 에버랜드 근무시절 받았던 의료보험 관련기록.

그는 불이익이 두려워 소송참여 여부를 놓고 망설이는 동료직원들을 상대로 "시대가 바뀌었다. 세상도 바뀌었다. 회사의 눈치만 살피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손을 내밀었다.

'삼성을 상대로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 반응에 대해서도 "우리는 머슴이 아니다"며"우리는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서 일해 왔고 그런 우리가 정당한 권리를 못 찾고 묻혀 버린다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평생에 가슴으로 한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송 책임이 글을 올린 '권리를 찾읍시다'라는 밴드에는 삼성에버랜드 외식사업부에 근무하다 2013년 웰스토리로 떨어져 나온 직원 2400여 명 중 1200여명이 가입해 있다. 그의 글은 게시 3일만인 8일 오후 5시 현재 643건의 조회건수를 기록하고 있고 실명 공개 부담에도 12명이 댓글을 달고 27명이 표정을 올렸다. 아래는 밴드 운영자들이 메일을 통해 경향신문에 보내온 송 책임의 글 전문이다.

전문

언제나 함께하시는 사우님 안녕하십니까.

입사 24년차 송진호입니다.

저는지금 여러분들을 대신해서 소송진행 대표중 한명이되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저와 지금 현재 대표라그 할 수있는 몇분들도.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여러 사우님들도 저와같은 취지와 생각으로 참여들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때는 많은 고민과 힘든부분이 있을거라 생각도 했습니다

솔직히 이 일을 시작하기전 먼저.

처,자식도 생각했었고.

제가 그 동안 91년10 월05일 중앙개발 후생팀으로 입사하여 젊을을바쳐 열심히 일했던

다시말해서 여러 사우님들과 같이

누구보다도 회사의 애정도 가지고있는사람입니다

히지만.

지금 우리가 하고자하는 이 일은 언젠가는 또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할일이고 어떤고난이 있어도 우리의 빼앗긴 권리를 찾아야할 그런일이며 누가봐도.

그 어떤사람이 봐도 명분있고 옳은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와 또한 같이 힘을 모아주시는 사우님들도

같은생각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우님들

우리가 하는일 즉 소송에 참여하여 힘이 되어주십시요

우리가 할수있는일은 이것 밖에는 없습니다.

우리의 힘이 하나로 모여야 쉽게 해결이 될수있습니다.

나 하나만 빠져도 된다는 생각되신.나 하나라도 힘이 되자는 생각을 가져 주십시요

나뭇가지 하나는 쉽게 뿌러뜨리지만 그 나뭇가지가 열개가되고 백개.천개가 된다면 그 어떤 막강한집단도

쉽게 뿌러뜨리지 못할것입니다

시대가 바뀌었습니다.세상도 변했습니다.

주면받고 안주면 못 받고. 못먹고..

회사의 눈치만 살피는.

그런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 우리는 머슴이 아닙니다.

우리는.정당하게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서 일한게 죄라면죄고 회사을 믿고따라온 결과가 지금윽 현실 입니다

그런 우릭모두가 정당한 권리를 못 찾고

묻혀버린다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평생에 가슴에 한으로 남아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는것이 그동안 우리가 그 어떤 타회사직원들보다도 열심히

일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우리의 지극히 당연하고 마땅한.

우리의 권리를 더 해주기는커녕

우리를 기망하고 회유하고 배신한.

그런 상대에게 대항코자 하는것입니다.

우리가 한 마음으로 모여 힘을 합친다면 그 어떤 압력이나 회유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충분히 이겨낼수있고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룰수가 있습니다

절대 다른 사람에게 묻어간다는생각은 버려 주십시요

소송에 참여 하지 않아도 승소하면 나도 혜택이 돌아오겠지 하는 생각을 하실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협상시나 판결 시 원고 명단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에는 회사로부터 아무런 보상을 받을수가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재판또는 협상에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며

당연합니다.

또한 법무법인아모스변호사들 애기나 다른 법무법인등.

또한 저희가 아는 여러루트로 타진해본결과 우리사정은 먼저시작한 에스원과는 조금 다른부분이 있습니다.아니 많이 다릅니다.쉽게 얘기해서 협상이

충분히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그런뜻이기도 합니다.

현재 회사의 입장에서는 저희가 회사측과 협의을 할때도 소송이 아닌 화합과 직원들의 지금의 억울한 마음을 해결할수있는방안을 찾자라는것이 목적이라고 명확히 전달했음에도불고하고 지금현실은 밴드탈퇴와더불어 댓글을 단 직원들에게 압력을 넣으며 무마하려는 회사측의대응에대해 매우 실망스러울 뿐입니다

사랑하는 사우님들 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안되지만 제가 이 일일 시작하기전에 제 자신에게

다짐을 한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내 자신에게 옆의동료에게 선.후배에게 .부하직원에게.마지막으로 가족에게.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않을거라는..

사랑하고 존경하는여러 사우님들.

다시한번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힘을 합쳐주십시요.

우리가 힘을 합치는것만이 저와 대표들이 살고 사우님들이 살고 다같이 사는길이라고

충심으로 생각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길고 무지한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있습니다

건강에 유념들하시기를 바랍니다.

송진호책임 올림

<강진구 기자 kangj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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