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가담설' 김군, 학교폭력 당했지만 보호 못받아

정부경 기자 2015. 1. 23.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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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6학년 때 세차례 전학, 중학교 하루 다니고 그만둬.. "이런 피해자 다시는 없어야"

교육 당국이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려 터키로 간 뒤 사라진 김모(18)군에 대해 "어려서 학교폭력을 당했지만 당시 관련 제도가 미비해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며 "김군 같은 학교폭력 피해자가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안정한 교육 환경과 무관심이 김군을 은둔형 외톨이로 만들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2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김군은 초등학교 시절 심각한 학교폭력에 시달렸다. 6학년 한 해 동안만 세 번이나 학교를 옮겼다. 학교에서 싸움에 휘말려 아이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안정적인 가정환경에도 이런 학교폭력을 겪으며 심각하게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겪게 됐다고 한다.

김군은 중학교에 입학했지만 개학 이튿날부터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학교폭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군은 의무교육 규정상 사실상 자퇴나 다름없는 자동 유예 처리됐다. 이후 외부와 교류한 흔적은 거의 없다. 하루 종일 방에서 인터넷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학교 울타리에서 떨어져 나온 김군은 자연스레 세상과 멀어졌고, 그 과정에서 가족 등 주변 사람들과도 갈등이 생겼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당시에는 학교폭력이나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제도가 미비했고, 김군은 그 사각지대에 방치된 경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폭력 피해자에 대해 적절한 초기 상담과 치유가 진행되지 않으면 '사회적 폭탄'이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덧붙였다.

김군처럼 학교를 이탈하는 청소년은 한 해 6만명이 넘는다. 교육부의 '2013년 초·중·고 학업중단 현황'을 보면 지난해 6만568명이 학교를 그만뒀다. 전체 초·중·고생의 1%에 달하는 수치다. 학령기에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은 전국적으로 36만명으로 추정된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이런 청소년들에게 학업 복귀 및 진로 탐색을 권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청소년이 교육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방황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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