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데 애는 무슨 .. 또 친정 엄마 신세지려니 ..

이에스더 2015. 1. 12.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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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예산을 쏟아부어도 출산율은 몇 년째 제자리다. 이승욱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는 "정부 출산 정책이 사람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책이 파고들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들었다.

맞벌이 30대 부부

첫째 낳고 친정 근처 이사

둘째 원하지만 엄두 안 나

# 박일준·김정미(36·인천시 계양구)씨

9개월 된 아들 정민군, 웰시코기종 강아지 '어라'와 함께 산다. 남편 박씨는 회사원이고 동갑내기 아내 김씨는 애견용품가게를 운영한다. 부부가 출근한 낮 동안 정민이는 외할머니가 돌본다. 부부는 정민이가 태어나며 김씨의 친정 근처인 지금의 집으로 이사 왔다. 외할머니 외엔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었다.

김씨는 " 맞벌이하면서 하나 더 낳으면 친정어머니 부담만 는다"고 말했다. 박씨도 "정부의 보육료·양육비 지원 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돈으로만 크는 건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부부는 "일하는 동안 아이를 잘 길러줄 보육시설이 있다면 둘째를 낳을 것"이라며 "믿을 만한 국공립 어린이집(2013년 기관수 기준 5.3%)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년차 은행원 30대 싱글

신혼집 마련 준비 안 돼

5년 뒤에나 결혼할 생각

# 신윤성(31·서울 은평구)씨

4년차 은행원인 신씨는 당장 결혼 계획이 없다. 빨라야 5년 뒤쯤에나 할 생각이다. 신씨는 "가장이 될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결혼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집이 가장 문제"라며 "맞벌이 부부는 소득이 높다는 이유로 각종 주택 대책에서 소외되는데 막상 둘이 벌어도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신혼집 마련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결혼한다면 로망은 딸 둘을 갖는 것. 신씨는 "은행에서 여성 행원들의 경우는 육아휴직을 하는 게 보편화됐는데 남성 행원이 육아휴직을 내면 회사 전체에 소문이 날 정도로 이상하게 본다"며 "남녀 불문하고 육아휴직을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 결혼한 회사원

일단 돈부터 모을 계획

출산장려 정책 안 와 닿아

# 김민준(30·부산시 금정구)씨

회사원인 김씨는 지난해 결혼했다. 출산은 일러야 2년 뒤로 잡고 있다. 하지만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김씨는 "돈이 가장 문제"라며 "내 집을 가져야 안정적으로 아기를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출산을 선택하기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내는 작은 옷가게를 운영 중이다. 아내 역시 출산으로 인해 현재의 일을 그만두는 걸 걱정한다. 엄마로서 삶보다 현재의 삶이 더 중요하다는 게 아내의 이야기다. 당분간은 지금 하는 장사 일에 더 충실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의 신혼부부가 느끼고 있는 것처럼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이 피부에 잘 와 닿지 않는다"며 "혜택이 당장 주어진다 해도 바로 출산을 결심하게 될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결혼 4년차 난임 부부

1회 시술비 400만원 부담

회사에 연차 내기도 눈치

# 권보람(가명·31·경기도 광주시)씨

회사원인 권씨는 지난 연말부터 서울 강남차병원에서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고 있다. 결혼 4년째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1회 시술비는 약 400만원으로 정부에서 절반쯤 지원을 받는다.

권씨는 "경제적으로도 부담되지만 그보다 회사에 눈치가 보여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난임 시술을 받다 보면 병원에 집중적으로 가야 할 시기가 있는데 회사에서 눈치를 많이 줘 계속 연차를 내기도 힘들다"고 했다. 또 "임신이 잘 안 돼서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겐 출산휴가·육아휴직처럼 아이를 가지기 위한 휴직이나 휴가를 쓸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이에스더·정종훈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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