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나도록 살아야 하는 이유"..암 말기 엄마의 글 '감동'

이슈팀 이영민 기자 2014. 12. 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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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영민기자]

2명의 자녀를 두고 암으로 세상을 떠난 한 영국 여성의 글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대장암 4기 진단을 받고 36세의 나이로 숨진 영국 극작가 샬롯 키틀리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블로그에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감동적인 글을 게재했다.

키틀리는 "살고 싶은 나날이 저리 많은데 저한테는 허락되지 않는다. 내 아이들 커가는 모습도 보고 싶고, 남편에게 못된 마누라도 되면서 늙어보고 싶은데 그럴 시간을 안 준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살고 싶어서 온갖 치료를 다 받다가 문득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례식 문제를 미리 처리해놓고 나니 매일 아침 일어나 내 아이들 껴안아주고 뽀뽀해줄 수 있다는 게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얼마 후 나는 그이의 곁에서 잠을 깨는 기쁨을 잃게 될 것이고, 그이는 무심코 커피잔 2개를 꺼냈다가 1잔만 타도 된다는 사실에 슬퍼할 것이다. 딸 아이 머리는 누가 땋아주고, 아들 녀석 잃어버린 레고 조각은 누가 찾아줄까"라며 글을 이었다.

키틀리는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22개월 살았다. 그렇게 1년을 보너스로 얻은 덕에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 첫날 학교에 데려다 주는 기쁨을 품고 갈 수 있게 됐다. 또 녀석의 첫 번째 흔들거리던 이가 빠진 기념으로 자전거를 사주러 갔을 때는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너스 1년 덕분에 30대 중반이 아니라 후반까지 살고 간다. 중년의 복부 비만, 늘어나는 허리둘레 한번 가져봤으면 좋겠다. 하얗게 센 머리카락 한번 뽑아봤으면 좋겠다. 그만큼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니까. 나는 한번 늙어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키틀리는 "부디 삶을 즐기면서 사세요. 두 손으로 삶을 꼭 붙드세요. 여러분이 부럽습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샬롯 키틀리는 지난 2012년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고, 이후 암 세포가 간과 폐로 전이됐다. 그는 종양 제거술 2회, 방사선 치료 25회, 화학요법 치료 39회 등 힘든 치료를 견뎌냈다. 하지만 결국 남편과 3살, 5살짜리 자녀를 두고 지난 9월16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마지막 블로그 글은 그의 남편 리차드 키틀리가 대신 게재했다.

키틀리의 글은 영국 허핑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영국 대장암 협회에서는 키틀리를 기억하며 대장암 환자들을 위한 '샬롯의 희망의 별' 기금을 만들어 모금 운동을 진행 중이다. 23일 현재까지 모금액은 7084유로(한화 약 955만원)가 모였다.

국내에서는 누리꾼들이 키틀리의 글에 알베르 까뮈의 명언 '눈물이 나도록 살아라(Live to the point of tears)'를 덧붙였고, 해당 글은 '눈물이 나도록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SNS와 블로그를 통해 퍼졌다.

키틀리의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소소한 일상을 행복하게 그려준 그녀에게 감사한다. 내 마음가짐도 다잡아 본다", "이 글을 통해 평범함이 사실은 큰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잠시 시선을 돌려 삶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생각하게 되는 글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영민기자 young12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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