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너, 내 첫사랑과 닮았어"..'제자 성추행' 고대 교수

2014. 11. 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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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허벅지 만지고 키스, 입다물고 거부하자 '열어줘' 강요"

고소당하자 사표내…피해 학생은 발작·자살 충동에 고통

고려대학교 교수가 대학원생 제자에게 지속적으로 사귀자고 요구하고 강제추행까지 한 혐의로 고소당한 뒤 학교에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21일 확인됐다.

피해자인 ㄱ(23)씨와 복수의 동료 학생들, 그리고 ㄱ씨 변호인의 설명을 종합하면, 고려대 공과대학 소속의 이아무개 교수는 지난 6월부터 자신이 지도하는 대학원생 ㄱ씨에게 수시로 사적인 통화를 요구하고, 본인의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했다. ㄱ씨는 "이 교수가 뽀뽀하는 시늉의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강요했고, '짝사랑한다'거나 '우주에서 제일 예뻐한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거부하면 화를 내거나 다른 대학원생들을 이유 없이 야단쳤기 때문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 ㄱ씨는 "이 교수는 볼에 입맞춤을 요구하는가 하면 회식 자리에서 허벅지를 쓰다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피해자를 '소주 애인'과 '소중한 애인', '작은 애인'이라는 뜻을 담아 '소애'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난 7월14일에는 자신의 연구실로 피해자를 불러 "내 첫사랑과 네가 닯았다. 그 기억이 떠올라 고통스럽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ㄱ씨는 휴학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휴학 없는 학업'을 전제로 국가장학금을 받고 있는 처지여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ㄱ씨는 8월19일 성추행을 당한 뒤 공론화를 결심했다. ㄱ씨는 "그날 이 교수의 제안으로 함께 식사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직후, 지하 주차장에서 이 교수가 강제로 입을 맞췄다. 입을 앙다물고 거부하자 이 교수는 '열어줘'라고 요구하더라. 며칠 뒤인 23일에도 이 교수는 연구실에서 허벅지를 만지고 강제로 입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이 교수는 막무가내였다고 ㄱ씨는 주장한다.

결국 ㄱ씨는 휴학을 결심하고 지난 6일 이 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ㄱ씨는 "하루에도 몇번씩 발작 증세와 자살충동을 느낀다"고 했다. ㄱ씨의 아버지는 "지도교수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딸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반면 이 교수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 쪽의 홍미정 변호사는 "강제추행은 전혀 없었고, 아끼는 제자와 스승의 관계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당사자인 이 교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이 교수는 통화를 거절하고 "변호사와 통화해 달라"는 문자만 남겼다. 사건을 맡은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조만간 피고소인인 이 교수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고려대학교 홍보실 관계자는 "아직 이 교수의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지만,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와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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