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 아이 노끈으로 묶은 어린이집 교사, "왜 안 되나요?"

이명희 기자 2014. 11. 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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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네살 어린이의 손목을 노끈으로 묶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서부경찰서는 최근 학부모 A씨(29)의 신고로 서구 청라동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아들이 사건 이후 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밤에 이불에 오줌을 싸는 등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어린이집 내 CCTV 동영상을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하고 아동학대 여부 수사를 의뢰했다.

평소 친구와 잘 어울리던 아들은 다른 아이를 밀치거나 때리는 등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놀이용 찰흙으로 끈 모양을 만들어 아버지의 팔목을 묶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고 A씨는 전했다.

A씨가 경찰에 제출한 CCTV 영상에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던 B군이 C교사와 장난을 치다 교사의 얼굴을 밀치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C교사는 B군을 교사실로 데려와 손목을 내밀게 한 후 책상서랍에서 노끈을 꺼내 묶었다. C교사가 B군의 손목을 노끈으로 묶을 때 교사실에 다른 교사도 있었지만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

서부서 성폭력전담팀은 A씨가 신고와 함께 제출한 CCTV(폐쇄회로 TV)에 대한 분석을 마쳤으며 최근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어린이집 교사 C씨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조만간 어린이집 원장 등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학부모 A씨가 지난달 아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아이가 "아빠는 잘못했으니까 이렇게 해야 해"라며 자신의 손을 끈으로 묶으려해 "이건 나쁜 사람에게나 하는 것이니 하면 안돼"라고 타이르자 "그럼 선생님은 해도 되는 거야"라는 말을 들으면서 드러났다.

학부모 A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단 몇 분을 묶여 있더라도 아이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병원에 가야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그 이후 끼니를 거르고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어린이집에서 다섯 살 아이가 친구들한테 맞고 있는데도 교사가 방치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우리 조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다. 며칠 전 조카가 친구들한테 맞고 있는데 같은 교실에 샘(선생님)이 있는데도 방치했다고 한다. 같은 반 엄마들이 너무 화가 나서 어린이집에 뭐라 했더니 한다는 소리가 12월까지 운영하고 폐업한다고 먼저 선수치더라. 그래놓고 뒤에서 3월에 신입생 받을 준비한다고 들었다."고 댓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아이를 노끈으로 묶은 교사는 심각성을 모르고 '왜 안 되느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우리 조카가 매일 어린이집 가기 싫어서 징징 댔는데 다 이유가 있었나보다"고 덧붙였다.

이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다는 학부모는 기사가 나간 뒤 본보에 전화를 걸어 "우리 아이 얘기를 들으니 그 아이(피해를 당한 아이)가 약간 산만한 아이였다고 하더라"며 "피해를 당한 아이 학부모가 1년치 어린이집 생활 기록들을 다 들춰보겠다고 하자 어린이집 원장이 문을 닫겠다고 협박하고 있어서 애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이런 일 때문에 어린이집 보내기가 무섭다. 사건이 터져서야 알 수 있으니. 내 아이가 저렇게 당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보육교사들이 다 싸잡아서 욕을 먹는 것이다." "워킹맘으로서 이런 기사 볼 때마다 날마다 불안하고 마음 아프다. 제발 아동관련 법규를 강화시켜줬으면 좋겠다."며 분노를 쏟아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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