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성 소수자 목소리' 커졌다

박소영 김민정 2014. 10. 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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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총학, 성소수자 차별 금지 회칙에 명기

한양대는 성소수자 위원회 공식 인준하기도

지난 6월 제15회 퀴어 퍼레이드가 열린 연세로의 모습. 퀴어 퍼레이드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성소수자들의 자긍심을 축하하고 지지하며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기 위해 열리는 시가행진이다.

최근 고려대 총학생회가 교내 성소수자 차별 금지를 회칙에 명기하고, 한양대 성소수자 인권위원회가 총학생회 산하 위원회로 인준되는 등 대학가에서 성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학교 총학생회는 최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총학생회칙에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을 추가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 대상은 학부 재학생의 권리와 의무를 명시한 회칙 제5조로, '성별·성적 지향·성정체성·인종·사상·종교·장애 등에 의하여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로 바뀌었다.

최종운 학생회장은 "학기 초 성소수자 모임이 내건 현수막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하거나 일부 교양강의나 과 행사 등에서 성소수자 혐오 발언이 종종 나오고 있다"며 "차별금지 필요성에 공감하는 단과대 대표들의 지지를 받아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한양대학교 전학대회에서는 '한양성적소수자인권위원회(성소위)'가 총학 산하 중앙특별위원회로 인준됐다. 이들은 3년 전 'LGBT인권위원회'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후 2번의 인준 실패를 딛고 세 번째 도전에 성공했다. 전학대회의 정족수 196명 중 121명의 찬성으로 중앙특별위원회에 인준된 성소위는 자치공간과 별도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한양대 성소위는 이화여대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 서강대 '춤추는 Q' 이후 서울 시내 대학 중 세번째로 인준된 성소수자 위원회다. 최모(20) 위원장은 "가을학기부터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또래 상담과 정기 세미나, '차별없는 주간'을 통한 홍보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에서까지 성소수자 혐오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그동안 익명성을 기반으로 활동을 이어온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들이 서로 연대해 활동을 이어가기도 한다. 올해 1월에는 서울대, 서강대, 이화여대, KAIST 등 전국 18개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가 참여한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큐브'(QUVㆍQueer University)가 출범했다. 큐브는 2012년 '어떤 상대의 매력에 끌려 열렬히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으로 개정된 국립국어원의 '사랑'의 정의가 올해 1월 다시 이성애 중심으로 바뀐 것을 계기로 결성됐다. 이들은 서로의 활동을 벤치마킹하고 학내 성소수자 혐오 활동 등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김민정기자 fac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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