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할(喝)]'러버덕 효과' 힐링에 빠진 국민들 '피식~'

김태겸 2014. 10. 1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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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시사할 취재팀 = '러버덕'이 연일 화제다.

'러버덕(Rubber Duck)'은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만든 노란색 고무 오리인형으로 최대 높이 16.5m에 달한다. 2007년 처음 선보여 전 세계 16개국을 돌며 평화와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설치됐던 곳마다 화제를 모았던 러버덕이 지난 14일 석촌호수에 상륙했다. 유명세만큼 시민들의 관심도 뜨거워 설치 3일째 하루 평균 방문자 5만여 명을 기록했다. 누적 방문객만 15만 명에 달할 만큼 인기다.

관심이 과하다 보니 심지어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당초 서울의 젖줄인 한강에 띠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최근 안전 논란으로 뜨거운 석촌호수에 장소를 옮겼다. 때문에 혹시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었다.

호프만은 국내의 음모론에 "그저 한국에서 러버덕이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별다른 언급 없이 일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와 상관없이 '러버덕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힐링의 아이콘' 러버덕은 연일 패러디되고 에피소드를 양산하며 석촌호수를 유유자적 떠다니고 있다. 시민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귀여운 힐링의 아이콘 '러버덕'. 정치적인 배후가 개입됐을 것이라는 국민들의 예민한 시선도 흘러내리게 할 만큼 러버덕은 상당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설치미술 전문가들은 "각종 대형 사건사고 여파로 상처받은 한국인들에게, 각박한 삶에 지쳐 있을 국민들에게 피식 웃게 만드는 러버덕의 위력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너무 귀엽다', '러버덕 보러 석촌호수에 꼭 가야겠다', '너무 귀여워서 우리 딸아이랑 꼭 가고 싶다', '꼭 보러 갈께요', '희망을 노래해라 러버덕'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설치된 지 하루도 안 된 14일 오후 러버덕이 고개를 숙이며 바람이 빠지는 모습을 보여 시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반면 '러버덕 침몰은 북한의 음모', '이것도 짜인 음모 아닐까', '러버덕 골든 타임 내에 음모론 규명하라' 등 엉뚱한 일부 반응들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러버덕을 설치한 관계자는 "바람이 빠진 것이 아니라 균형이 맞지 않아서 기우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이날 저녁 공기를 주입하고 균형을 맞춰 러버덕은 다시 일어섰다.

특히 최근 대형 사건사고의 여파로 인한 상처와 각박한 삶에 지쳐 있을 국민들을 웃게 만드는 '러버덕 효과'야말로 시민들에게 진정한 힐링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호프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1000㎏짜리 '러버덕'은 11월14일까지 한 달 간 서울 석촌호수에 전시될 예정이다.

■ '시사 할(喝)'은 =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신설한 기획이다. 할(喝)이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sisah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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