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나 청와대 총무비서관인데, 내가 보낸 사람 좀 취업 시켜줘"라는 사칭전화에 대기업 CEO들이 줄줄히 속아넘어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업무방해혐의로 조모(52ㆍ무직)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2013년 7월 자신의 이력과 학력, 경력으로는 정상적으로 취업할 수 없자 청와대 비서관을 사칭해 전화청탁한 뒤 이를 이용해 취업할 계획을 세웠다. 그는 이어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에게 전화해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재만이다, 조씨를 보낼테니 취업시켜달라"고 사칭해 통화한 뒤 다음날 대우건설을 찾아가 "청와대 비서관이 보내서 왔다. 여기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출한 응시원서에는 허위의 학력ㆍ경력이 기재돼 있었다. 조씨는 결국 같은해 8월 부장직급으로 채용돼 근무하면서 회사의 직원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어 올해 7월 말, 대우건설에서 퇴사한 후 같은 방법으로 KT에 취업할 계획을 세우고 지난 8월, 이 비서관의 전화와 비슷한 번호로 핸드폰을 개통한 뒤 황창규 KT회장에게 전화해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재만이다, 사람을 보낼테니 그가 원하는 대로 해달라"고 사칭해 통화했다. 조씨는 다음날 황 회장실을 찾아가 "총무비서관의 소개로 찾아왔다. VIP(대통령) 선거 비선조직으로 활동했다"며 허위 학력과 경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황 회장 역시 이에 속아 담당 직원에게 조씨의 취업절차를 진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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