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억 원 쏟아붓는 KTX역..하루 이용객 39명

이대완 2014. 8. 3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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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하루 평균 이용객이 39명뿐인 KTX 역이 있습니다.

건설 비용과 향후 20년 동안 유지 비용만 4300억 원이 드는데요, 전국에서 군 지역에 KTX가 서는 유일한 역인데요, 이런 역이 어떻게 건설됐을까요?

이대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2년 건립된 함안역으로 KTX 열차가 들어옵니다.

기차를 타는 승객은 불과 서너 명.

이용객이 적다 보니 역사엔 식당은커녕 편의점조차 없습니다.

지난해 이 함안역을 이용한 KTX 이용객 수는 만 4천 여명, 하루 39명에 불과합니다.

전국 꼴찌 수준입니다.

역 위치도 외곽지역에 있어 교통도 불편합니다.

<녹취> 택시 기사 : "읍내에서 (택시를) 타면 6천 원 정도 나오는데 불편해졌지요."

최근 읍내 버스 터미널에 서울 직행 버스 노선이 생기면서 함안역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습니다.

민간업체에서 건설해 정부에 임대 수익을 받는 BTL 방식으로 지어진 함안역은 한 해 2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20년 동안 정부가 지급해야 합니다.

KTX 함안역 사업을 밀어붙인 건 철도시설공단 사장 출신인 이 지역구 조현룡 국회의원, 조 의원은 시설공단 사장 시절, 일반역이었던 함안역을 이미 KTX 열차 크기에 맞게 추진했습니다.

몇 년 뒤인 2012년 국회의원 당선 뒤, 인구 6만여 명에 불과한 함안의 KTX 잠재 수요가 14만 명이나 된다며 국토해양부를 압박했습니다.

<녹취> 조현룡(국회의원/지난 2012년, 국토해양부 국정감사) : "(함안이) 1일 유동 인구가 10만 명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토요일 날 마산역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한 번 (KTX) 정차를 해보고..."

국토해양부는 이 국정감사 뒤에 군지역 최초로 함안역에 KTX 정차를 결정했습니다.

<녹취> 함안군 관계자 : "나름대로 국회의원이나 주민들 이런 분들이 힘을 써서 KTX 정차는 하게 됐지만..."

결국, 하루 39명만 이용하기 위해 정부 예산 4천억 원을 낭비하는 꼴이 됐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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