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한국 그룹사운드 50년

김종호기자 입력 2014. 8. 27. 14:01 수정 2014. 8. 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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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논설위원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젊음이 넘치는 해변으로 가요.' 한국 그룹사운드 1세대였던 '키보이스(Key voice)'의 대표곡 중 하나인 '해변으로 가요' 시작 부분이다. 일본의 8인조 밴드 '더 아스트로 제트'가 1968년 서울의 아시아그룹사운드축제에서 소설가 이호철 번역의 한국어로 불렀던 노래다. 1970년 '키보이스'가 다시 발표한 이래 지금도 한국인이 즐겨 듣고 부르는 여름 노래로, 그 일본 밴드 일원이었던 재일교포 이철 작사·작곡이다.

'바닷가의 추억' '님 떠나갈 시간'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긴 '키보이스'가 한국 그룹사운드 최초의 독집 음반 '그녀 입술은 달콤해'를 낸 것은 1964년 7월이다. '록 기타의 선구자' 김홍탁, 미(美)8군 무대에서 각각 '항키' '도키'로 불린 윤항기(드럼)와 차도균(베이스), 차중락(보컬), 옥성빈(리듬기타) 등이 결성했던 '더 키즈'가 '키보이스'로 개명한 이듬해다. 수록된 13곡이 김영광 작사·작곡 '정든 배는 떠난다' 등 일부 외에는 외국 곡의 번안이었지만, 워낙 대중음악사적 의미가 큰 데다 희귀하기도 해서 그 가치를 값으로 매기기 어려울 정도다.

그해 12월에는 그룹 멤버가 직접 창작한 곡만 담은 음반으론 한국 최초인 '빗속의 여인'이 나왔다. '한국 록 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 신중현이 서정길(리드보컬)·한영현(베이스)·권순권(드럼) 등과 함께 1962년 결성한 '애드포(Add 4)'의 첫 앨범이다. '커피 한 잔' 등 신중현이 작사·작곡한 불후의 명곡이 다수 담겼다. 대중음악계에선 '한국의 벤처스'를 자처했던 '애드포'의 '빗속의 여인'과 '한국의 비틀스'를 표방했던 '키보이스'의 '그녀 입술은 달콤해'가 발표된 해를 한국 그룹사운드 원년(元年)으로 친다.

재단법인 '노래의 섬'은 그룹사운드 1세대 출신 등의 모임인 예우회와 공동으로 지난 24일 북한강의 남이섬에서 조형미가 돋보이는 '대한민국 그룹사운드 50주년 기념비'를 세우고 제막식을 가졌다. 유명 그룹사운드 멤버였던 원로들과 윤도현밴드 등이 이어서 무대에 오른 '젊음의 외침, 시대의 울림' 공연도 열었다. 마지막 곡 '해변으로 가요'를 출연자와 관객 모두 노·소(老少)를 막론하고 '떼창(唱)'을 하며 감흥에 젖었다. 그런 무대는 연례화를 추진할 만하다. 남이섬의 노래박물관에서 오는 31일까지 계속될 '미8군 쇼 60년사 & 대한민국 그룹사운드 50년사 특별전- 그 기록과 증언'과 같은 자리도 자주 마련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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