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대강 16개보 물 6.4억톤, 가뭄 때 단 한방울도 못 썼다

2014. 8. 2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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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가뭄지역은 대부분 상류

보는 중하류에 지역에 있어

4대강 사업 이후 생긴

녹조 제거 방류 때나 사용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16개 보에 가둔 6억4천만톤의 물은 올해 심각했던, 강원·경북 지역의 가뭄에 단 한 방울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부한 수량 확보는 4대강 사업의 주요 목표였지만, 확보한 수량은 가뭄에 아무 쓸모도 없었던 셈이다. 4대강 보의 물은 보 건설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녹조를 제거하는 데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8월 중순까지의 가뭄으로 강원과 경북의 일부 지역은 심각한 물 부족을 겪었다. 특히 강원 화천 등 1108가구의 2858명은 차량을 통해 물을 공급받고, 경북 안동 등 339가구 786명에는 물 공급이 제한되는 등 모두 17개 지역의 53개 마을 447가구 3644명이 가뭄의 고통을 겪었다.

이런 가뭄을 해소하는 데 4대강의 16개 보에 가둔 6억4천만톤의 물은 전혀 사용되지 못했다. 수공의 정구열 물관리센터장은 "가뭄이 든 지역과 4대강 보가 떨어져 있어 주로 가까운 댐에서 물을 공급했다"고 말했다. 가뭄이 든 지역은 대부분 한강과 낙동강의 상류 지역인데, 4대강 보가 건설된 곳은 대부분 4대강의 중하류 지역이다.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은 다른 용도로도 별 쓸모가 없었다. 국회 입법조사처 김진수 조사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희 의원에게 제출한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수자원 활용 방안'을 보면,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은 '녹조 제거를 위한 방류'와 '취수 장애 개선'에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사업의 16개 보와 93개 농업용 저수지에서 현재 확보한 수량은 9억3천만톤인데, 이 가운데 2013년 6900만톤, 2014년 1100만톤 등 8천만톤을 녹조를 제거하는 데 사용한 것이다. 녹조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생겼다는 분석이 유력하다는 사정을 고려할 때 녹조 제거를 위한 방류를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수자원 활용'이라고 말하는 것은 본말이 뒤바뀐 것이다.

'취수 장애 개선'은 4대강 수위를 자연 상태보다 평균 1.7m 더 높임으로써 생활·농업용수 취수의 어려움을 줄였다는 내용이다. 이 대목에도 문제가 있다. 취수 장애가 과거에는 많지 않았다. 1999~2005년 낙동강에서 18차례 발생했으나, 2006년 이후엔 낙동강에서 2008년과 2011년 등 단 두 차례만 발생했다. 한강, 금강, 영산강에선 과거에 취수 장애가 없었고, 현재는 4대강 보에서 아예 취수를 하지 않는다. 결국 16개 보에 가둔 물은 현재까지 이렇다 할 활용 실적이 없는 셈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결론으로 "가뭄이 발생하는 지역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방안이 수립돼 있지 않아 대책이 필요하다. 4대강 본류와 지천 지역에 관개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장(관동대 교수)은 "4대강 보는 국토의 저지대에 있고, 가뭄은 산간 고지대에서 일어나니 보의 물을 가뭄에 쓸 수가 없다. 또 4대강 보 건설로 수질을 악화시키고 4대강 보의 물을 풀어 개선했다는 이야기는 '코미디'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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