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公기관 IT연구원들 또.. 나랏돈 12억 빼먹은 '통피아'

유성열 기자 2014. 8. 1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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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컴퍼니 동원 정부출연금 챙기고 뒷돈 받아.. '똑같은 수법' 일주일새 2건 기소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연구원들이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정부의 '눈먼 돈' 12억원을 빼돌리고 3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받은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연구원들이 유사한 수법으로 구속 기소된 지 1주일 만이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IT 연구원과 업자들 사이에 형성된 은밀한 비리 먹이사슬을 타고 혈세가 줄줄 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문홍성)는 뇌물수수·횡령 등의 혐의로 NIA스마트네트워크단 소속 강모(40)·김모(48) 수석연구원, IT업체 F사 김모(40) 대표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비리에 연루된 인천정보산업진흥원(INIS) 이모(39) 부장과 미래창조과학부 이모(48) 사무관, 서울시 박모(44) 주무관 등은 불구속 기소했다.

NIA는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에 정부출연금을 지원해 방송통신융합 서비스 환경을 구축해주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강·김 연구원은 이 부장과 공모해 강씨의 초등학교 동창인 김 대표와 함께 NIA를 통해 지급되는 정부출연금 12억1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다. 강씨는 NIA사업을 하도급받은 업체들이 김 대표 명의로 세워진 페이퍼컴퍼니 F사에 재하도급을 맡기도록 하는 수법으로 정부 돈을 빼돌렸다. 정상적인 거래를 가장하기 위해 세금까지 냈다.

이들은 NIA사업을 하도급받도록 해주는 조건으로 업체들로부터 2억7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IT 관련 협회를 세운 뒤 업체들로부터 협회비를 모금하는 형식으로 5년 가까이 공공연히 돈을 받는 수법이었다. 이들이 챙긴 정부출연금과 뇌물은 해외 골프여행 등 유흥에 탕진됐고, 오피스텔 구입 비용으로도 쓰였다.

미래부 이 사무관은 2015년 미래부가 발주하는 사업을 NIA가 맡게 해주는 대가로 강 연구원으로부터 800만원이 입금된 체크카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주무관은 서울시가 관련된 NIA의 개발과제를 하도급하는 데 편의를 봐주겠다며 IT업체 임모 대표로부터 1000만원이 들어 있는 체크카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일에는 NIPA 소속 연구원들이 수백억원대 정부출연금 지원 사업을 특정 업체들에 나눠주고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15억4000만원의 뒷돈을 챙긴 뒤 호화생활을 즐겼던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건은 정부지원금이 투입되는 연구사업에 다단계 비리 먹이사슬이 구조적으로 만연해 있음을 보여주는 통피아(통신+마피아) 사건"이라며 "특히 IT 같은 전문 분야는 공무원과 업체 간 유착관계가 심각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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