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일반인 특허 기술 가로챘다"

손현성 2014. 7. 31.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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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미래부 주관 대회 '가장 주목받는 아이디어' 선정

네이버, 검토 후 유사 서비스 선봬

라인 타이머챗.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데이터가 자동으로 사라진다.

국내 1위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일반인이 개발한 특허기술을 무단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술 개발자는 "IT 거대 공룡이 개발자의 꿈을 짓밟은, 전형적인 기술 가로채기"라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직장인 송명빈(46), 초등학교 교사 이경아(42)씨 부부는 30일 "네이버가 23일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앱 '라인(LINE)'의 타이머 챗(Timer Chat)은 우리가 이미 특허로 등록한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DAS)을 모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타이머 챗은 사용자가 설정한 시간(2초~7일)이 지나면 대화창에서 글과 사진이 사라지게 하는 것인데 이들이 지난해 4월 특허로 등록한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DAS)'의 핵심 기능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DAS를 기반으로 '파일 에이징 서비스'도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DAS를 현실화한 단계로 데이터 소멸 시효를 설정하는 창에 소멸 예정 알림 기능 등을 구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12월 특허 출원, 이달 15일 정식으로 등록됐다.

문제는 이들 부부가 특허 출원 직전 네이버에 국제특허 출원, 공동연구소 설립 등을 요청하기 위해 지인을 통해 DAS와 파일 에이징 서비스 내용이 포함된 사업제안을 하면서 불거졌다. 송씨는 "네이버 서비스제휴 관계자는 아무 대답이 없다가 6개월이 지난 올해 5월에야 '사업성이 없어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송씨가 본보에 공개한 녹음파일에서 이 관계자는 "(제안을) 확인했으나 직접적인 투자는 어렵다고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이나 검토하고 폐기한 것에 대해서는 "답변을 달라는 기한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두 달 뒤 네이버는 타이머 챗 서비스를 선보였다.

부부의 특허 기술은 올해 5월부터 미래창조과학부에서 1억원을 지원받아 오는 9월 시범서비스를 시작, 연말 상용화를 앞둔 프로젝트였지만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12월 미래부 주관으로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창조경제 박람회'에 제출된 3,300개 아이디어 중 가장 주목 받는 아이디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송씨는 올해 2월 DAS 현황보고서를 미래부에 제출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이버 등 대기업으로부터 특허를 보호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송씨는 "소멸 시효 설정창의 디자인, 알림 기능 등 우리의 아이디어와 네이버 타이머 챗이 너무나 유사하다"며 "'잊힐 권리'가 주목을 받으면서 기술 탈취만 당했다"고 하소연했다. 송씨 부부는 네이버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벌일 방침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데이터가 사라지게 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수년 전 미국 등에서 시작됐다"며 "타이머 챗이 DAS 등 관련 특허를 침해했는지, 그 특허가 과연 특허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는 법적 다툼에서 가릴 일"이라고 말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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