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3일

시사 2014. 7. 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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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4일이면, 세월호 침몰 참사가 난 지 100일이 됩니다. < 시사IN > 은 7월21일부터 7월24일까지,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농성 현장 기록을 페이스북을 통해 전합니다.'

지난 7월21일부터 7월24일을 넘긴 25일 새벽까지 < 시사IN > 은 유가족들의 농성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유가족들의 염원이 담긴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건설을 위한 특별법' 채택을 요구하는 행렬을 쫓으며, 유가족들의 마음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기록으로 전합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1일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2일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3일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4일①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4일②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7월25일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13: 7월23일 오전 8시50분

조금 뒤 9시부터 부모들이 걷습니다. 올바른 특별법 제정을 바라며 안산에서 서울까지, 단원고 2학년 생존 학생들이 걸었던 그 길을 걷습니다. 아마 하늘나라에 있는 친구들도 함께 걸을 것 같습니다.

우중 순례입니다. 비오는 길, 작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첫날 도보순례는 김원진 인턴기자가 함께 합니다.

▶ 혹시 함께 걷는 분 있으면, 이동 위치를 댓글로 좀 달아주세요. 그러면 이 페이스북 속보를 본 분들도 지난번처럼 동참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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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3일 수요일

오전

9시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출발. 선포 기자회견

9시 30분 행진 시작

10시 단원고등학교-안산시청-스타프라자 사거리

12시 부곡동 공원에서 점심식사

오후

1시 부곡동 공원-택삼주유소-수암동 파출소

2시 수암동 파출소-목감사거라

3시 30분 목감사거리-박달주유소

4시 30분 박달주유소-덕안주유소

5시 30분 덕안주유소-서울 시립 근로청소년 복지관

7시 30분 저녁식사

8시 30분 광명 철산 상업지구 원형광장에서 촛불 문화제

7월24일 목요일

오전

9시 서울 시립 근로청소년 복지관-광명시청-구로동 거리공원

10시 30분 구로동 거리공원-성락주유소-도림사거리-우신초등학교 앞

11시 30분 우신초등학교-영등포 로타리-여의도 금융감독원-국회의사당

오후

12시20분 국회의사당 도착

3시 국회의사당 출발-마포대교-공덕오거리-충정로-파이낸스 신문사-서울역

4시 서울역-남대문-서울광장-광화문

5시 광화문광장 도착

7시 서울광장으로 이동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14: 7월23일 오전 9시30분

전명선 가족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안산분향소에서 출발에 앞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일은 참사 100일입니다. 마이크도 잡아 본 적 없고 촛불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 10일째 노숙하고 기자회견도 자주하고 있습니다. 모든 게 다 어색합니다. 죽은 자식을 둔 우리는 미안합니다. 팽목항에 계신 10분께도 미안합니다. 정작 미안해야할 사람은 미안해하지 않습니다. 왜? 유병언이 잡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우리 가족이 왜 죽었는지 이유를 알아야겠습니다. 국정조사를 보면서 알았습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조사위원회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세월호도 전례 없는 사건이었으니 전례 없는 특별법이 필요합니다. 100일을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한 우리 가족들이 앞장서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자식을 지키기 위해 뒤로 물러서지 맙시다. 100일 날은 덜 미안한 부모 덜 아픈 가족이 되고 싶습니다.

잠시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잿빛입니다. 비가 쏟아질 것 같습니다. 하늘로 떠난 아이들의 눈물일지도 모른다고 어떤 독자분은 댓글을 달았습니다. 시민들도 시작부터 함께 걷습니다.

가족 185명이 9시27분 출발했습니다. 중간 중간 나머지 가족분들도 결합한다고 합니다.

▶ 혹시 함께 걷는 분 있으면, 이동 위치를 댓글로 좀 달아주세요. 그러면 이 페이스북 속보를 본 분들도 지난번처럼 동참할 수 있으니까요.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15: 7월23일 오전 10시15분

광화문은 밤새 내린 비로 천막이 무너졌습니다. 간밤에 비가 많이 왔습니다. 지난 밤 한 엄마가 접은 나비도 비에 젖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단식 농성 천막에는 별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10일째 곡기를 끊은 아빠들은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 동조 단식은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 43명이 함께합니다. 10시가 되자 특별법 제정을 해달라는 기자회견도 열었습니다.

같은 시각, 안산을 걷고 있는 엄마아빠들은 단원고에 다다랐습니다. 생전에 아이들이 아침마다 학교 다녀오겠다며 드나들던 곳입니다. 유족 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10여명도 함께 걷습니다. 문재인 박영선 전해철 정청래 진선미 의원 등은 오늘 하루 종일 이들과 함께 걸을 예정입니다.

▶ 혹시 함께 걷는 분 있으면, 이동 위치를 댓글로 좀 달아주세요. 그러면 이 페이스북 속보를 본 분들도 지난번처럼 동참할 수 있으니까요. 속보 댓글에 위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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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수)

- 9시 안산 합동분향소, 행진 선포 기자회견

- 9시 30분 행진 시작 - 단원고등학교: 30분

- 10시 단원고등학교 - 안산시청 - 스타프라자사거리: 50분

- 11시 스타프라자사거리 - 월피공원앞 - 안산청소년수련관 - 부곡동공원: 60분

- 12시 부곡동공원(점심식사): 60분

- 13시 부곡동공원 - 택삼주유소 - 하늘공원 - 수암동파출소: 60분

- 14시 수암동파출소 - 목감사거리: 60분

- 15시 30분 목감사거리 - 박달주유소: 60분

- 16시 30분 박달주유소 - 덕안주유소: 60분

- 17시 30분 덕안주유소 - 광명시민체육관: 120분

- 19시 30분 저녁식사

- 20시 30분 광명시민체육관, 촛불문화제 및 국민대토론회 개최: 1시간

7/24(목)

- 9시 아침

- 10시 광명시민체육관 - 광명시청 - 성애병원 - 철산대교 - 구로 3공단- 수출의 다리 - 마리오아울렛- 가리봉 오거리: 80분

- 11시 30분 가리봉 오거리 - 구로시장 - 구로고대병원 - 구로구청 - 구로시민공원(좌회전) - 신도림 지하차도 - 신도림역: 80분

- 12시 40분 신도림역 - 영등포역 - 여의도 금융감독원앞 - 국회의사당: 60분

- 13시 40분 국회의사당 도착(점심식사 및 휴식), 환영식 < 너무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

- 16시 국회에서 출발 - 마포대교 - 공덕오거리: 60분

- 17시 충정로- 파이낸스신문사 앞 - 서울역 앞: 60분

- 18시 30분 서울역 행사: 30분

- 19시 서울역 - 남대문 - 서울광장: 30분

- 19시 30분 7월 24일, 모여라 서울광장!

세월호 참사 100일 시낭송 및 추모 음악회 < 네 눈물을 기억하라 >

- 22시 추모 음악회 후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

행진 중 국민과의 대화/노란 리본 달기를 진행합니다.

문의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정책팀장 주제준 (010-7599-2740)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 박진 (010-6268-0136)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16 : 7월23 오전 11시50분

도보 순례에 나선 어머니 아버지들은 반별로 노란 깃발을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수사권 기소권을 특별법에 담아달라는 염원이 깃발에 담겨있습니다. 지난번 도보 순례에 나선 학생들처럼, 자식을 잃은 부부는 손을 꼭 잡고 걷습니다.

2학년 4반 한 아버지는 목발을 짚고 걷습니다. 지난번 학생들 도보 순례 때 깁스를 한 친구가 걸었는데, 이번에는 목발을 짚은 아버지가 한발 한반 힘겹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행여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칠까봐, 눈총을 살까봐 좁은 길에서는 한줄 두 줄로 줄을 맞춰 걷습니다.

도보 순례를 함께 하고 있는 시민 손지연씨(40)는 "원래 국회에 가보려고 했는데, 같이 걷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다. 유가족들이 믿을 건 국민 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같이 걷게 되었다. 그냥 같이 교회다니고 하는 분들 4명과 함께 참여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순례단은 부곡사회복지관에서 점심을 먹고 있습니다. 오후 1시 출발 예정입니다.

서울 대한문 앞에서는 낮 12시 '기다림의 버스'가 진도로 출발합니다.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10명을 기억하는 버스입니다.

김병권 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99일 내일이면 100일이 되는 날입니다. 지금도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10분이 계십니다. 실종자 가족들의 애통함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부는 최선을 다해서 수색에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아직도 수사권 기소권 보장을 두고 싸우고 있는데, 조속히 특별법을 24일 안에 통과시켜주셔서 팽목항에 있는 실종자나 우리 유가족들 고통이 조금이나마 덜어지기를 바랍니다."

▶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도움 요청입니다.

"지금 일인용 깔개가 많이 필요합니다. 바닥이 모두 젖어서 행진하시는 분들이 쉬는 시간에도 바닥에 앉지 못하시네요"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17: 7월23일 오후 12시10분

가족들 도보 순례에는 김원진 인턴기자와 이명익 사진기자가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이명익 사진기자의 취재 사진 올립니다.

순례단은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에 위치한 부곡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식사를 한 뒤 오후 1시에 다시 출발할 예정입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18 : 7월23일 오후 12시30분

▶시사IN과 아름다운 재단이 함께 한 '노란봉투'의 기적을 아시죠? 시사IN 독자 배춘환씨가 쌍용자동차 손해 배상 기사를 읽고 씨앗을 뿌린 '4만7000원의 기적'. 그녀가 읽은 기사를 쓴 주인공이 송지혜 기자입니다.

송 기자는 눈물이 많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안산 지역을 취재하라고 보냈더니, 취재를 끝내고 돌아와 컴퓨터 화면을 멍하게 쳐다보며, 하염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는 김밥을 같이 말았고, 밀양 송전탑 현장에서는 끌려가는 할머니들을 도우려 경찰에 맞서 앙칼지게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회팀장인 저한테 타박을 자주 듣습니다. "취재하러 보냈더니 취재는 안 하고, 울고 싸운다"고. 그런데 이제와 말하면, 송 기자의 눈물과 분노, 그 열정이 부럽기도 합니다. 유가족들의 전국 순회 서명 운동에 동행 취재를 보냈는데, 동행했던 학부모들 사이에 '시사IN'은 몰라도 '송지혜 기자'는 모두 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눈물 많은 송지혜 기자가 팽목항에 있습니다. 2주 동안 매일 팽목항에서 편지를 보냅니다.

첫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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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혜 기자의 팽목항 편지 1(7월22일 팽목항에서)

7월 22일 오후 5시 30분. 현철 엄마, 인영 엄마, 지현 엄마가 나란히 팽목항 등대 길로 나왔습니다. 엄마들의 손에는 튀김우동 컵라면이 각각 들려있습니다. 돌아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주는 저녁밥입니다. 밥을 주며 현철이 엄마가 한참을 웁니다. 그 곁에 선 지현 엄마가 라면 몇 가닥을 바다에 뿌립니다. "지현아, 친구들 손잡고 그만 나와. 이제 집에 가자 지현아. 아버지 손잡고 집에 가자. 라면 먹고 집에 가자 지현아! 응. 라면을 좋아했는데 엄마가 못 먹게 해서 미안하다. 3월에 먹고 처음이네" 지현 엄마는 '돌아오라 지현아'라는 글씨가 적힌 노란 플래카드를 한참 만지작거리다 체육관으로 돌아왔습니다. 98일. 플래카드도 빛이 바랬습니다. 팽목항에는 돌아오지 못하는 10명이 이름이 적힌 노란 깃발이 펄럭이고 있습니다.

팽목항을 2주 전에 찾았습니다. 취재를 끝나고 서울로 올라가며 조만간 다시 오겠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가족들은 손사래를 쳤습니다. "우리는 그때 여기 없을 거야." 서울에서, 안산에서, 국회에서 만나자고 인사를 했습니다.

서울에서 안산에서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만나자던 약속은 바람이었습니다. 이루어지기 힘든 바람이란 걸 알지만 간절히 이뤄지길 기원했습니다. 그 사이 294번째 주검이 올라왔습니다. 이제 10명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원고 2학년 학생 황지현, 박영인, 허다윤, 남현철, 조은화

단원고 교사 고창석, 양승진

일반인 이영숙씨

그리고 권재근씨와 그 아들 권혁규군

그동안 썰렁 했던 진도 체육관과 팽목항에는 참사 100일을 앞두고 기자들이 하나둘 오기 시작했습니다. 기자들을 맞는 유가족들 마음은 편치 않아 보입니다. 한 방송기자가 잇달아 질문을 하자, 유가족은 "백일잔치 났느냐"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저녁 8시 야당 의원들 방문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또 다른 유가족도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그간 뭐하다가 이제야 티내러 오느냐? 자리 피할란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다윤양 아버지는 기자들을 피하기 위해 체육관을 떠났습니다. 저녁 식사 뒤 국회의원 방문이 있다며 방송차량과 기자들이 몰려들자, 몇몇 가족은 체육관을 벗어나 진도시내로 나왔습니다.

어제부터 실종자가족은 임시주택을 아예 비우고 체육관에서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시신을 찾은 가족들은 떠났지만, 이부자리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4월에 쓰던 봄 이불은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는 솜이불과 비슷합니다. 체육관에는 모기장도 펼쳐졌습니다.

7월20일부터 물살이 잠잠해지는 소조기였습니다. 수색이 재개되자, 영인이 외삼촌과 지현이 아버지가 수색을 하는 바지선에서 머뭅니다. 아예 짐을 싸가지고 그곳에서 잠수사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영인이 엄마와 현철 엄마도 바지선에 있다가 오늘 오전에 나왔습니다. 소조기라 희망을 걸었지만 아직 성과는 없습니다. 가족들은 잠수사도, 지원에 나선 소방관들도 더이상 희생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가족들도 지쳐갑니다. 실종자 이영숙씨 동생 영호씨는 결국 입원하고 말았습니다. 2주 전 입원한 현철이 아빠는 사흘 전에 퇴원했습니다. 퇴원 뒤에 다시 감기 몸살에 걸려 오늘도 누워 지냈습니다. 가수 김장훈씨가 하루 한 끼 밥이 넘어가지 않으면 먹으라고 약을 선물해주고 갔습니다. 그 약을 지현이 엄마가 영인이 엄마에게 전해주었습니다. 팽목항의 기다림은 언제 끝날지, 가족들은 100일 전에 끝나기를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19: 7월23일 오후1시50분

가족 도보 순례단은 하늘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100여명의 유골이 안치된 납골공원입니다. 지난번 생존 학생들도 이곳에 들러 하늘로 떠난 친구들과 눈물의 재회를 했습니다. 일렬로 지나가 달라고 했지만, 어머니 아버지들은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합니다. 울며 만지고, 또 만지며 웁니다.

광화문 단식 농성현장에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가 방문했습니다. 앞서 7월14일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파행과 특별법 제정에 대한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의 입장'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정의평화위원회는 가족들이 제안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농성장을 찾은 이용훈 주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가족들이 열흘째 단식을 하고 있다. 우리도 동조하는 차원에서 2일째 3일째 단식하고 있다. 유가족들과 뜻이 있는 국민들이 바라는 건 세월호 특별법이 어서 통과 되는 것이다. 내일이면 100일째이다. 아직도 항간에는 유가족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 모함하는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안타깝다. 유가족들은 정말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고 모든 것을 추스르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들이 아파하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위로차원에서 방문했다. 국회에서 어서 통과 되어서 이들이 바라는 순수한 진상규명과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조사가 유명무실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특별법에 수사권이 확보되어야 하고 기소권이 주어져야 한다. 제대로 된 특별법이 마련되어야 정말 우리 사회가 보다 더 건강한 사회로 자리매김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유가족 여러분들의 아픈 마음에 동감하면서 그들의 뜻이 꼭 이뤄지고 우리 사회가 좋은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 국민들 의식 속에서 자꾸 잊혀져 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정치권의 움직임도 별다른 것이 없다. 이래서 유가족들이 두번 세번 더 아파한다. 국민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더 구체적으로 힘을 실어주셔야 한다."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 것도 제안합니다. 거기서 세월호 관련 모든 문제들을 여야가 함께 논의해 주기 바랍니다."

유가족이 한 말이 아닙니다.

야당 국회의원이 한 말도 아닙니다.

이용훈 주교가 한 말도 아닙니다.

지난 5월19일 세월호 참사 담화 때,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며 한 말입니다.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할지를 두고, 새누리당이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여야 TFT 간사와 양당 정책위의장은, 오늘도 머리를 맞댑니다. 100일이 되는 7월24일까지 합의를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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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일정(시간은 도보 속도에 따라 바뀔 수도)

- 13시 부곡동공원 - 택삼주유소 - 하늘공원 - 수암동파출소: 60분

- 14시 수암동파출소 - 목감사거리: 60분

- 15시 30분 목감사거리 - 박달주유소: 60분

- 16시 30분 박달주유소 - 덕안주유소: 60분

- 17시 30분 덕안주유소 - 광명시민체육관: 120분

- 19시 30분 저녁식사

- 20시 30분 광명시민체육관, 촛불문화제 및 국민대토론회 개최: 1시간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20: 7월23일 오후 3시30분

장맛비가 쏟아진다고 기상 예보를 했습니다. 하지만 출발부터 먹구름만 끼었을 뿐, 비가 내리지 않습니다. 뙤약볕도 없습니다. 2학년7반 성복이 아빠 박창국씨는 "엄마 아빠 힘들까봐 날을 이렇게 잘 주었다"라며 하늘로 떠난 아이들 마음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부모들이 그렇습니다. 그날 이후부터 좋은 것, 잘 된 것은 모두 아이들 덕으로 돌립니다. 나쁜 것, 잘못 된 것은 모두 자신들, 부모 탓으로 돌립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난항을 겪는 것도, 아이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한 부모 탓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이렇게 또 걷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를 따라 시민 150여명이 함께 걷고 있습니다. 엄마의 노란 손수건 회원들은, 지난번 학생들 순례 때도 걸었는데 이번에도 동참했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소속 조합원 11명도 함께 걷고 있습니다. 간두연(30) 조합원은 "우리가 파업당시에 시민들 단체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때 몇몇 세월호 유가족 분들도 와 주셨다. 그걸 갚으려고 동참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걷는 이들은 또 있습니다. 단원고 2학년 8반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와 누나 이아름 씨, 2학년 4반 고 김웅기 군의 아버지 김학일씨는 십자가를 매고 진도를 거쳐 다시 대전까지 순례 길에 나섰습니다. 오늘이 16일째입니다. < 한겨레21 >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hankyoreh21)에서 아버지들의 순례 길을 중계하고 있습니다.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통 시사주간지 시사IN'은 승현군의 아버지와 누나, 웅기군의 아버지, 그리고 이들과 동행하며 소식을 전하는 한겨레21 기자들을 응원합니다. 이 분들에게도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가족 순례단은 목감종합사회복지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서울 광화문 단식농성장에는 오늘 지지 방문객이 많습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이경환씨(29)도 하루 단식에 참여했습니다.

"총학생회 차원에서 결정해 대표로 왔다. 오늘 하루 종일 일일 단식 참여하고 아마 여기서 자고 갈 거 같다. 내일 세월호 100일 추모 집회까지 참여한다. 지난주 단원고 학생들이 걸어온 거 보면서 그 친구들 마음이 아프겠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들 보면서, 100일이 다가오는데 아직까지 진전된 게 없다.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학우들도 내일 100일을 맞아 많이 참여한다"

경기대, 성공회대 학생들도 현재 단식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등 지지 방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21: 7월23일 오후 4시20분

가족들의 도보 순례를 취재하는 이명익 사진 기자는 2009년 쌍용자동차 77일 옥쇄 파업 때 마지막까지 공장 안에 머물며 기록한 '거리의 기자'입니다. 그때 공장 안에서 파업 노동자들을 취재한 기자는 그가 유일했습니다. 경찰 헬리콥터에서 쏟아지는 최루 가루를 노동자들과 함께 맞으면서도, 그는 현장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에 붙들려가면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던 기자입니다.

이명익 기자의 취재 사진을 올립니다. 이 기자는, 오늘 또 무엇을 기록했을까요?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22: 7월23일 오후 5시10분

결국 비가 쏟아집니다. 우비를 입고 노란 우산을 쓰고 걷습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에서 어머니 아버지들께 힘들면 미니버스에 타라고 권유했습니다. 타는 이들이 거의 없습니다. 힘들어도 걷습니다. 파스를 뿌리고, 무릎 보호대를 차고, 우중 도보순례를 이어갑니다. 수영선수를 꿈꿨던 슬라바의 어린 동생도 도보 순례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박달 주유소에 도착하자, 안양 YMCA 회원들이 가족들을 맞았습니다.

서울 광화문 농성장에는 한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나타나 통역을 자처했습니다. 독일 출신 카리나씨(30)는 선교사입니다. 기도해주러 왔다가 즉석 통역 자원봉사에 나섰습니다.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 부모님을 뵈려고 독일에 간 상태였다. 자고 일어났는데 뉴스에서 사고를 전했다. 그럼에도 얼마나 큰 사건인지 상상하지 못했다. 거의 학생들 대부분이 목숨을 잃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2시간30분 동안 배 안에 있는 아이들을 왜 살릴 수 없었나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한국 사람이 아니어도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자꾸 그런 질문이 계속되었다.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내일 100일인데, 내가 보기에도 관심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페리(Ferry) 사건'에 대해 다들 알지만 누구의 책임 인지는 모른다. 외국인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을 때, '페리(ferry)'라고 한마디만 해도 알더라. 하지만 그 다음은 모르고 내일이 100일인지,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모른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설명해준다. 여기 단식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알려주고 있다."

여야는 특별법 합의를 위한 '2+2 회담'을 속개했지만, 어제에 이어 오늘도 평행선이라고 합니다. 새누리당은 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는데 반대합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이 되는 내일(24일) 본회의 통과도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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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일정(시간은 도보 속도에 따라 바뀔 수도)

- 16시 30분 박달주유소 - 덕안주유소: 60분

- 17시 30분 덕안주유소 - 광명시민체육관: 120분

- 19시 30분 저녁식사

- 20시 30분 광명시민체육관, 촛불문화제 및 국민대토론회 개최: 1시간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23: 7월23일 저녁 6시55분

광명 시내로 진입하자, 시민들의 응원이 끊이지 않습니다. 시민들이 응원 문구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가족들을 응원합니다. 도보 순례를 하는 가족들보다 응원하는 시민들의 눈시울이 더 붉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손 팻말을 들고 웃는데, 아이들의 어머니는 울먹입니다.

가족들도 지쳐 가는지 말이 줄었습니다. 오전 9시30분부터 거의 8시간을 걸었습니다.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발목도 시립니다.

4월16일부터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고, 마음 편하게 음식을 삼킨 적도 드뭅니다. 이렇게 길게, 또 오래 걷는 건 처음입니다. 한쪽 발을 절둑거리며 걷는 어머니들이 늘었습니다.

차를 타고 가라고 권유해도 거절하고 걷고 또 걷습니다. 여기서 자신이 차를 타면 올바른 특별법이 제정되지 못할 것 같다는 염려를 하나 봅니다. 그것이 엄마들의 마음이겠지요.

다행히 비는 그쳤습니다. 퇴근길 시민들 응원이 뜨겁습니다.

저녁 7시30분 식사를 한 뒤, 8시30분부터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촛불 문화제와 국민대토론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24: 7월23일 오후 8시

아침 9시에 시작한 11시간의 걷기 여정이 일단락되었습니다. 300여명이 넘는 세월호 유족과 시민이 오늘의 마지막 장소인 경기도 광명시민체육관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이 오늘 하루종일 걸은 걸음은 5만보 가까이 됩니다. 7반 아버님이 들고 걸은 만보기에는 4만8000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었습니다.

빗속에서도 묵묵히 걸은 엄마아빠를 위해 안양시민들은 따뜻한 저녁밥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체육관 한쪽에서는 자원봉사 나온 한의사들이 세월호 유족에게 수지침을 놓아주기도 합니다. 인디 가수는 세월호 가족을 위로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노래를 부릅니다.

서울 광화문에서는 촛불이 밝혀졌습니다. 시민들이 하나둘씩 앞으로 나와 발언을 합니다. 유족들에게 그저 미안하다면서 반드시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발언이 대부분입니다.한 시민은 '안전사회'로 사행시를 읊었습니다. 세월호 가족들도 식사를 마치면, 광명시체육관에서 세월호 특별법 국민대토론회를 열 예정입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0시간의 기록 25: 7월23일 밤10시30분

긴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도보 순례에 나선 가족들은 광명시민체육관에 잠자리를 폈습니다. 오늘 가족들이 걸은 거리는 20km가 넘습니다. 내일 서울광장까지 걸어갈 길이 또 그만큼 남았습니다. 내일을 위해서 부모들은 체육관 바닥에 은박지 돗자리를 깔고 몸을 눕혔습니다. 4월16일 그날부터 익숙한 한뎃잠입니다. 길바닥이 아닌 것을 다행이라 여깁니다.

서울 광화문 단식 농성장에는 비가 쏟아집니다. 자원봉사자도 돌아갔습니다. 천막 안에는 열흘째 곡기를 끊은 아버지 세명이 있습니다. 오늘은 더 힘겨워 보였다고 조은희 인턴기자가 전했습니다. 국회 본관 앞에도 단식자들이 길바닥에 몸을 눕혔습니다.

100여명을 태운 '기다림의 버스'가 진도체육관에 저녁 7시30분께 도착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온 시민들과, 실종자 가족들은 무릎을 꿇고 세 번 맞절을 했습니다. 시민들은 '죄송합니다'라며 절을 올렸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왜 시민들이 죄송하냐'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러면서 맞절을 했습니다. 정작 죄송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말입니다.

시민들은 저녁 11시 팽목항에서 실종자 10명의 이름을 목 놓아 부릅니다. 이렇게 이름을 부르면 다음날 실종자들이 돌아온다고 합니다. 기적처럼 100일이 되는 내일(24일), 이들이 모두 돌아오기를, 시민들도 가족들도 기원했습니다.

99일째 밤이 또 이렇게 지나갑니다.

국회 본관 앞에서,

광화문 광장에서,

광명시민체육관에서,

그리고 진도 체육관에서

가족들은 참사가 난 지 100일째 날을 맞습니다.

아직 바뀐 건 없습니다. 믿겨지지 않는 지독한 악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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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4일 일정

- 9시 아침

- 10시 광명시민체육관 - 광명시청 - 성애병원 - 철산대교 - 구로 3공단- 수출의 다리 - 마리오아울렛- 가리봉 오거리: 80분

- 11시 30분 가리봉 오거리 - 구로시장 - 구로고대병원 - 구로구청 - 구로시민공원(좌회전) - 신도림 지하차도 - 신도림역: 80분

- 12시 40분 신도림역 - 영등포역 - 여의도 금융감독원앞 - 국회의사당: 60분

- 13시 40분 국회의사당 도착(점심식사 및 휴식), 환영식 < 너무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

- 16시 국회에서 출발 - 마포대교 - 공덕오거리: 60분

- 17시 충정로- 파이낸스신문사 앞 - 서울역 앞: 60분

- 18시 30분 서울역 행사: 30분

- 19시 서울역 - 남대문 - 서울광장: 30분

- 19시 30분 7월 24일, 모여라 서울광장!

세월호 참사 100일 시낭송 및 추모 음악회 < 네 눈물을 기억하라 >

- 22시 음악회 후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

시사IN 사회팀 /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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