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놔주며 손님 16명..성매매 집결지 40개 이상"

2014. 7. 21. 10: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억도 못하는 차용증 들고 협박

-결혼한 전직 성매매 여성까지 찾아가

-주사이모, 각성제나 항생제 불법 투약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대표)

최근 경찰이 성남의 한 조직폭력배가 천호동 성매매 집결지를 장악하고 있다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급습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수십 명의 여성을 감금한 채 성매매를 강요했고요. 그 수익금으로 고리대부업을 해 왔다는 뉴스, 많이들 놀라셨죠? 이들이 성매매로 번 돈은 지난 5년간 100억 원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이 피해여성들은 하루에 손님 5명을 채우지 못하면 계약 일수가 늘어났고 몸이 아프다고 하면 '주사이모'란 사람까지 등장시켜서 항생제, 진통제를 맞혀가면서 일을 시켰다고 합니다. 2014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믿기 어려운데요. 지금부터 만날 분은 이번 사건이 결코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을 합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직접 들어보죠.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의 정미례 대표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정 대표님 안녕하세요?

◆ 정미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저는 이 뉴스 듣고 이게 우리나라 얘기가 맞나 하고 다시 읽어봤거든요.

◆ 정미례> 예, 우리나라 얘기가 맞습니다. 오래전부터 있어 왔고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사건은 여러 많은 사건들 중에 하나로 드러났고요. 여성들의 피해상황이 여전하다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정말 안타깝고 분노를 갖고 있는 그런 상황이죠.

◇ 김현정> 그럼 이런 천호동 조폭형 성매매 업소같은 곳들이 전국에 많이 있다는 얘기예요?

◆ 정미례> 여전히 성매매 집결지라고 보통 표현하고 있는 곳들이 전국적으로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경찰이나 정부 당국에서 파악한 숫자도 40개가 넘는데 저희들이 봤을 때도 굉장히 많은 지역에서 여전히 성매매 업소집결지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곳에 있다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 집결지들이 남아 있고…이번 사건은 그 집결지 안에서 이 성매매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어떤 불법행위가 굉장히 심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더 우리가 놀란 건데, 이번 케이스를 가지고 좀 들여다보죠. 먼저 여성들이 감금된 채 성매매를 했다. 이 여성들이 인신매매를 당해서 간 건 아닐 테고 처음에 어떤 식으로 발을 디디게 된 걸까요?

◆ 정미례> 여러 경우들이 있겠죠.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신매매형으로 들어오신 분들도 있겠고 대부분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든지 이런 것들인데. 그 원인들도 다른 곳에서 약간의 돈이 필요하거나 빚이 있는 상태에서 집결지로 넘겨지고, 또 집결지에서 약간 상품성이 떨어진다거나 몸이 아프면 다른 데로 옮기고 그런 유형이라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그런데 돈을 벌기 위해서 들어갔으면 돈을 벌어서 갚고 나오면 되는 거 아닌가요, 왜 못나오는가? 저는 이게 궁금해서요.

◆ 정미례> 그러니까 빚이 없는 상태라 하더라도, 업소에 들어가면 그 업소에서 원하는 여러 가지 것이 있겠죠. 홀(hall)복을 구입해야 된다거나 지각이나, 결근을 하게 되면 이것도 본인이 다 돈을 메워서 살아야 되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가 하루하루 생활하려면 생활비가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그 돈이 없기 때문에 미리 가불 형태로 돈을 받게 되거든요. 이것을 업소 안에서는 '마이킹'이라고 해서 선불을 빚으로 깔아놓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 빚을 하루하루 영업을 통해서 갚아줘야 되는데 그 영업이 잘 안 되는 경우들도 있고 몸이 아파서 못하는 경우들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면 빚이 쌓여나가게 되는 거고 그리고 빚이 일정 정도 쌓이게 되면 또 그 빚을 업소한테 갚아줘야 되니까 주변에 많이 존재하고 있는 고리사채 업체들 있지 않습니까? 또 일수 돈을 빌리게 되고 이 일수 빚들을 또 갚지 못하게 되면 또 그게 빚이 쌓여가게 되는…

◇ 김현정>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거군요. 우리가 빌리듯이 어디 은행가서 몇 퍼센트 짜리 이자를 빌리는 게 아니니까.

◆ 정미례> 설령 거기서 어떻게든지 갚고 나오리라 하고서 번 경우도, 실제로 보면 자기는 다 갚았다고 생각을 하고 다른 데로 이동을 하거나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 있다가 다른 곳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 몇 년 전에 자기가 기억하지도 못하고 자기는 갚았다고 생각한 돈을, 그 차용증을 들고 다시 찾아온다거나 전화를 겁니다. 네가 어디 있는지 안다, 너 이 돈 갚아라…

◇ 김현정> 그러니까 생각지도 못했던, 지난번 3년 전에 홀복 10벌 사려고 나한테 100만 원 빌려갔지, 이거 다시 갚아라라고 또 전화가 오는 거예요.

◆ 정미례> 네.

◇ 김현정> 빠져나갈 수 없는 식으로 계속해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거군요.

◆ 정미례> 그렇죠. 그리고 결혼해서 사시는 분들 같은 경우 또 업주들은 어떻게 찾아냈는지 여성이 살고 있는 집도 찾아내고 연락처도 찾아내서 전화를 걸기도 하고.

◇ 김현정> 결혼해서 사는데요?

◆ 정미례> 네. 그렇게 해서 찾아오고 집에까지도 쫓아오고 가족들한테 알리겠다. 네 남편한테 알리겠다. 아니면 네 남편 직장이 어디냐. 이렇게 얘기를 하면 이 여성은 사실 확인하고 상관없이 두려움에 떨게 되니까.

◇ 김현정> 그렇죠, 당연하죠.

◆ 정미례> 어디 도움 요청할 데도 없고 하니까 저희 상담소로 연락을 한다거나 저희 지역에 있는 단체들한테 연락을 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그런 경우들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일단 돈으로 그렇게 사람을 묶어놓는 거고 지금 이 천호동 텍사스촌에서 벌어진 일을 보니까 손님을 하루에 5명씩은 기본으로 무조건 받아야 되고 심한 날은 16명까지 받았다, 이런 증언들이 나오네요. 이럴 수가 있습니까?

◆ 정미례> 일반인이 생각하기에는 좀 어렵겠지만 업소 안에서는 계속해서 시간 단위로 영업행위를 하는 거기 때문에 그 여성이 빚이 많거나 이렇게 될 경우에는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계속적으로 손님을 받아야 되는 그런 상황이 발생을 하는 거죠.

◇ 김현정> 만약 몸이 너무 아파서 이것을 안 하게 되면, 거부하면 어떻게 됩니까?

◆ 정미례> 그런 경우에는 '주사이모'라든지 주변에 일상적으로 연결되어져 있는 주변의 그런 분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주사이모'가 뭔가요?

◆ 정미례> 이 직원은 집결지라든지 이런 데를 돌아다니면서 병원치료라든지 이런 것들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병원에 보내주지 않고 그 사람들한테 각성제나 항생제 정도의 한 대 맞으면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돌아다니면서 주사를 놔주기도 하고 응급하게 필요한 약들을 제공하기도 하고 하는 사람을 일명 '주사이모'라고 보통 표현을 하죠. 불법적으로 불법위반행위를 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이 '주사이모'라는 게 이번 사건에서 처음 등장한 게 아니라 옛날부터 있던 거예요?

◆ 정미례> 네, 전부터 많이 있었고요. 집결지에서는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해서 강제적으로 몸이 아파도 일을 하게끔 만드는, 그래서 돈을 갚게 만드는, 쉽게 말하면 돈을 벌게 만드는 구조. 그러니까 5년간 100억 원 벌었고 한 업주가 외제차를 12대를 몰았을 정도로 부를 축적했다고 하는건데요…아니, 이 정도로 착취를 당하고 본인이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자를 갚고 있다고 생각이 되면 경찰에 신고하면 안 되나요?

◆ 정미례> 상식적인 것이 통용이 됐으면 이미 성매매 업소 집결지들은 사라졌겠죠. 그런데 여전히 거기서 영업이 되고 있는 데다 단속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제대로 안 되고 있고. 신고를 한다 하더라도 피해입증을 하지 않으면 이 여성도 당신도 성매매 행위를 했으니까 성매매를 한 행위자가 돼서 처벌받습니다, 이렇게 되기 때문에.

◇ 김현정> 성매매 특별법이라는 게 그러니까 성을 판 사람, 산 사람 다 처벌을 받게 돼 있는 거니까.

◆ 정미례> 물론 강제로 강요당한 여성들은 피해자로 구제하도록 되어 있지만 업주들은 '자기들이 성매매를 하라고 시키지 않다. 저 여성이 돈 벌려고, 빚 갚으려고 했다.' 이렇게 나오기 때문에 피해 입증이 어렵고 그러면 그 여성들은 고스란히 법적 부담을 안아야 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법의 보호를 받는다거나 법의 지원을 받는 것이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죠.

두 번째로는 설령 내가 피해를 입어서 그걸 도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나중에 사후에 가족들한테 알리겠다거나, 주변에 알리겠다거나 이런 문제 때문에 쉽게 법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경향들이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올해로 성매매 특별법 시행된 지 10년인데 대책이랄까요, 근절책 생각해 보셨을 거예요. 핵심적인 것 하나만 꼽으려면 어떤 거 꼽으시겠어요?

◆ 정미례> 작년에 저희가 이것과 관련해서 새롭게 법을 개정하려고 법개정안도 내놓았는데요. 저희가 가장 크게 보는 것은, 여성들을 처벌하면 여성들이 법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지거든요. 성매매 여성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도록 하는 이런 것들에 대한 운동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정미례> 네.

◇ 김현정>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정미례 대표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