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지사, 비정규직 청소미화원에 아침식사 제공

김기중 2014. 7.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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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도청 사무실 및 화장실 청소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용역업체 직원들로 매일 아침 공무원 출근 전까지 청소를 모두 끝내야 해 끼니도 거른다는 것을 남경필 도지사가 파악해 조치토록 한 것이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청 사무실과 화장실 청소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25명은 주로 40∼50대 아줌마들로 비정규직 용역업체 직원들이다. 함께 일하는 정규직 환경미화원 5명과 달리 이들은 임금이나 신분 보장을 받지 못한다.

이들은 매일 오전 6시부터 8시30분까지 도청 내 70여개 사무실과 40여개 화장실을 청소하는 게 주 임무다. 이들은 집에서 5시 이전에는 나와야 하기 때문에 아침밥을 제대로 챙겨먹기가 어려워 늘 허기진 배를 안고 일을 해야 했다.

그런데 지난 8일부터 경기도가 이들에게 따끈한 아침식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출근에 앞서 도청 체력단련장에서 아침운동을 하러 가던 남 지사가 환경미화원 이모(54ㆍ여)씨에게 "식사하셨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넸다가 "아뇨. 못먹었어요"라는 답을 듣고 나서였다. 남 지사는 이씨로부터 아침밥을 먹기 힘든 사연을 듣고 "즉시 고충을 해결하라"고 담당 공무원들에 지시했다.

이에 총무과가 환경미화원 아침식사 제공을 용역조건에 포함하도록 용역업체와 청소용역계약을 변경했다. 환경미화원의 아침식사비(3,000원)로 도가 추가로 부담하는 돈은 올해 1,050만원이다. 계약조건을 변경하는 데 걸린 1주 동안의 식사비는 남 지사가 업무추진비에서 52만5,000원을 지원했다. 환경미화원들은 8일부터 아침 청소를 마친 뒤 구내식당에서 함께 모여 밥을 먹기 시작했다. 임모(51ㆍ여)씨는 "정규직 미화원은 밥을 먹고 우리는 못 먹어서 그 동안 사실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소외감을 느꼈다"면서 "배가 든든하니까 일도 잘 된다"고 기뻐했다.

도청의 한 공무원은 "우리 어머니나 이모 같은 분들인데 이들이 아침도 굶고 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면서 "어쩌면 당연한 일인 이들에 대한 아침식사 제공까지 도지사가 나서야지만 해결되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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