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천안 전신마취 사고, 의료사고 아닌 의료살인"

2014. 6. 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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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사고로 어린 딸 잃은 서동균 씨

▷ 한수진/사회자:

충남 천안의 한 정형외과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초등학생 소녀가 팔 골절 수술을 받던 도중에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끝내 숨졌습니다. 경찰은 현재 의료 과실 여부와 관련한 수사를 하고 있고요. 또 부검을 통해서 사인 규명작업도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숨진 소녀의 아버지는 이와는 별도로 해당 병원을 상대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병원이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수술과정 전후에 벌어졌다.', 이것에 유족들의 주장입니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딸을 잃은 서동균 씨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버님 나와 계신가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네, 네.

▷ 한수진/사회자:

먼저 지금 참 경황이 없으실 텐데요. 저희 제작진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요. 지금 따님이 초등학교 몇 학년 이었습니까?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초등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쩌다가 병원을 가게 되었어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5월 16일이었어요, 금요일에 학교 중간 놀이 시간에 놀이터에서 구름사다리 놀이를 하던 도중 떨어졌답니다. 그래서 왼팔 팔꿈치 쪽에 척골이 골절되어 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가까운 정형외과 병원으로 갔던 거군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네, 담임선생님이 인솔해서 그 병원으로 갔고요. 저희는 연락을 받고 조금 뒤에 병원으로 도착을 했습니다. 일단 병원 집도의는 별 다른 심각성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요. 전신마취 한다는 것이 솔직히 불안하긴 했어요, 어린 아이이다 보니까. 그런데 단순 골절이고 병원의 규모나 연혁이나 이런 것들을 봐서 그렇게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병원이 꽤 큰 병원인 모양인가 보네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팔을 수술하면서 국부 마취를 한 게 아닌 모양이네요. 전신 마취를 하자고 했던 건가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네, 그래서 저희가 전신마취이야기를 했어요. 꼭 전신마취를 해야 하느냐 그랬더니, 의사가, 집도의가 농담을 해요. '전신 마취 안 하면 애가 아파서 죽어요.' 이러면서 농담 식으로 이야기할 정도로 간단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식으로 이야기 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일단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자, 이렇게 병원 측에서는 이야기를 했고요. 그런데 수술이 끝난 후에도 따님이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했던 거고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네, 통상적으로는 30분에서 1시간, 1시간 30분 정도면 마취에서 완전히 깨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계속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가족들이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일단 저희가 11시 20분 정도에 집도의가 회진을 하면서, 다른 환자들까지 회진을 하면서, '수술이 잘 끝났다.', 그랬는데 그 이후로 회복실로도 계속 못 옮겼어요, 애를, 수술 방에 아이를 남겨두고 있어서. 저희 오후 2시경부터 마취 의사를 만났을 때부터 계속 대학병원으로 이송해야 하지 않느냐, 이렇게 수차례 요구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괜찮다, 괜찮다, 기다리면 깰 것이다.', 이런 식으로.

▷ 한수진/사회자: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해서, 가족들은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싶다고 말씀하셨지만 병원에서는, 괜찮다, 라는 말뿐이었다, 라는 말씀이시고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네, 깨고 있고 의식도 돌아오고 있고 자가 호흡도 돌아오고 있다고 저희한테 그렇기 이야기를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다 거짓말이었고 차트하고도 전혀 맞지가 않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얼마 정도나 기다리신 거예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계속 기다리고, 결과적으로는 그 병원에서 수술 종료 후 7시간 정도를 있다가 대학병원으로 이송이 된 거예요. 저희가 수술 3시간대부터 계속 옮겨달라고 했지만 결국에는 4시간을 더 지체를 하고 저녁 6시가 다 되어서 완전히 심장이 멎은 상태에서, 심정지 상태에서 이송을 하게 된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 때는 병원에서, 옮겨야 되겠다, 이야기를 하던가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그 전에 수술실로 보호자들을 불렀어요, 5시 30분 조금 넘었을 때부터. 들어갔더니 이미 CPR을 하고 있고요, 심폐소생을 하고 있고. 아이가 거의 맥박이 안 잡히는 상태에서 제가 보는 앞에서 전기 충격기를 50줄부터 250줄 까지 차지를 하면서, 제가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집사람은 쓰러졌고 난리를 쳤죠. '빨리 후송을 하든 뭘 하든 조치를 하라.', 그랬더니 그때서야 '대학병원에 연락을 해놨으니까 후송할 것이다.', 그 때서야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전혀 예상치도 못한 기가 막한 상황이 벌어진 건데 말이죠. 지금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고요. 국과수가 부검을 통한 사인 규명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선생님께서, 경찰의 수사결과, 부검결과를 기다리는 대신에 피켓 시위를 벌이고 계신다고요. 어떤 또 다른 사정이 있는 건가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일단 사고 후에 이런 사과나 사죄는 둘째 치더라도 병원 측의 공식 입장이 전혀 없었어요, 이유라든지. 의사들이 잠적한 상태에서도 계속 영업을 했고요, 거기도 다른 의사들이 있으니까. 더 중요한 거는 제가 진료기록을 사건 당일 날 확보를 하고 그 다음부터 장례를 치루면서도 관련된 자료, 의학서적, 규정, 관련 법류 분석하고 다 따지고 파헤쳤더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제 딸에게 벌어졌던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일들이 있었는데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일단 제 아이에게 마취 주사를 놓은 사람이 마취의가 아니고 수술 실장이 놓았다는 이야기인데 그 수술 실장도 예를 들면 마취전문 간호사가 아니고 간호조무사이었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마취과 전문의도 아니었고 전문 간호사도 아니었고 간호조무사였다.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네, 맞습니다. 일단은 의사 지시기록하고 간호차트가 전혀 맞지가 않아요. 의사가 지시한 하루치의 오더 자체도 기록이 안 되어 있고 아무것도 안 되어 있고요. 우리 아이가 코피가 나고 열이 좀 있었거든요, 입원 기간에. 그런 것도 전혀 기록이 안 되어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의료 기록 자체가 뭔가 기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정확하고 소상히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네, 맞습니다. 일단은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소아 전문 정형외과라면서 소아용 진통제도 하나 없고요. 그 다음에 제가 추후에 알아낸 거지만 병원에는 전문 간호사는 단 한 명도 없고.

▷ 한수진/사회자:

전문 간호사가 단 한명도 없어요? 아니 꽤 큰 병원 이었다면서요. 이건 분명히 확인을 하신 건가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네, 사무장 통해서 제가 진술 받은 녹취기록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무장이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 하는 말씀이시고 그리고 수술 당시에도 마취를 할 때 전문의가 아니고 간호조무사가 했다, 하는 사실도 다 확인을 하셨다는 이야기고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네, 녹취까지, 녹화까지 되어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간호조무사가 실장이라는 직함으로 일하고 있었다는 말씀이시고, 그리고 의료 기록을 확보했는데 의료기록에는 어떤 약물을 투여했는지 어떻게 전신마취를 했는지 이런 기록이 자세히 남겨져있지도 않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아, 마취 기록지에 통상 기록되는 몇 가지 약품에 대한 시점과 투약 양은 적혀있어요, 통상 마취할 때 쓰는 약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수술 받기 전에 근육 주사도 맞은 게 있고 그 다음에 수술실장이라는 간호조무사가 주사를 놓은 게 어떤 주사인지 아직 확인이 안 돼요. 그리고 그 양조차도 어떤 앰풀[ampoule]에서 딱 그 양을 뽑아서 정확히 놓은 게 아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지금 경찰에서 수사 벌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선생님께서 제기하신 이런 모든 문제들이 다 수사 내용에 포함이 되어 있는 겁니까?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되어 있는 부분도 있고요. 아직 다, 저희가 추가로 제기해야 되는 부분도 있고 지금 저희가 밖에 여러 가지로 알리고 있지만 그 사람들한테 저희도 뭔가 잡은 결정적인 증거 몇 가지는 아직 오픈을 안 하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병원 측에서는 여전히 공식적인 답변이 없고요.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네,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어떤 바람 갖고 계십니까?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일단 가정이 파탄 직전, 아예 파탄 났는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뭐 우리 식구들이 다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악으로 깡으로 지금 하고 있는데요. 일단 우리 큰 딸 지우 밑에 두 동생이 있어요. 상황이 정말 힘들고 그렇지만 제가 가족을 위해서 싸우려고 생각 중인데 일단 저는 바람이 있다면 이거를 저는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부분을 차치 하더라도, 의사들의 무책임한 것들. 그 다음에 병원의 부실함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저는 이게 사고가 아닌 의료 살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것에 대해서 병원 측에서 진심어린 사과, 그 다음에 민형사상의 책임 반드시 지도록 할 겁니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고요. 그 다음에 이런 현실을 널리 알려가지고 더 이상 우리 아이 같은 피해자가 없길 정말 바랍니다. 그랬을 때 이게 우리 아이 죽음이 세상에 줄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 한수진/사회자:

힘내시고요, 저희들도 함께 수사결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 의료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서동균 씨:

제가 한 말씀만 더 드려도 될까요. 이게 지금 세월호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아파하고 계시는데요. 이것도 똑같습니다. 기다리라는 말만 믿고 기다렸던 저희도 이렇게 되었고요. 돈, 인건비 아끼려고 조무사만 채용한 사람들, 세월호와 똑같습니다. 책임지지 않고 도망간 의사들, 공식 입장 없는 병원, 질질 끌고, 숨기려고, 은폐하려고 하는 부분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전국 각지에서 어디에선가 벌어지고 있을 세월호 참사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그래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시고, 이 소식을 들으시는 분들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의료과실로 추정되는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분입니다. 서동균 씨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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