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전교조의 승리? 새로운 열망 못보는 왜곡된 인식"

2014. 6. 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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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한의 닥치는 대로 인터뷰] "진보교육감들과 '국립대통합안' 공론화"..."국민, 야당 리더십에 불신 있다"

[미디어오늘 윤성한 논설위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는 13명의 진보교육감들이 당선된 것과 관련, '전교조의 승리'라는 보수진영의 평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생긴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을 왜곡 인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희연 당선자는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정동 선거캠프에서 가진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사건을 거치면서 한국사회와 한국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열망이 생겼다"면서 "새로운 열망을 보지 못하고, 진보 교육감들의 당선을 전교조 또는 좌파의 승리라고 규정하는 것은 인식의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조 당선자는 자사고 재검토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공약"이라며 "현재 문용린 교육감이 진행하고 있는 자사고 평가와 관련해, 우리 인수위와 협의해 줄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당선자는 또한 "왜곡된 교육시스템의 전환에 대한 필요성을 공론화하기 위해서, 진보교육감이 연대해서 사회적 발언을 해야한다"며 "그런 과제의 하나로 '공동학위제', '통합국립대학안' 등을 검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특별시 교육감 당선인이치열 기자 truth710@

조 당선자는 6월 4일 자정, 기자들에게 '당선'소감을 밝히면서 "일반고에서도 일류대를 쉽게 갈 수 있게 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지지자들의 비판이 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말실수"였다며 거주지 인근의 일반고를 통해서도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표현 상의 문제로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 당선자는 이번 6.4선거의 결과와 관련, 야당과 진보정당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국민들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변화를 담아 안을 야당의 리더십에 대한 불신이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의 리더십이 더욱 국민의 기대에 부응했다면 더 압승을 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조 당선자는 "진보정당이 이렇게 주변화된 시절이 없었다"면서 "진보정치권이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하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서울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했다. 선거구호가 아닌 실천할 각오가 돼 있는가?

"세월호 사건을 거치면서 한국사회와 한국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열망이 생겨났다. 더 이상 현재의 교육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들이 확산됐다. 이것이 표로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서울교육을 통해 전형을 만들겠다.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에 부응하는 교육의 전형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서울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을 바꿔낼 수 있을 것이다."

당선소감을 하면서, '일반고'에서도 일류대를 쉽게 가게 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논란이 있는데?

"제가 어제 표현을 (잘못했다)...인근에 있는 일반고에 아이들을 안심하게 보낼 수 있고, 일반고를 통해서 학생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가고, 가능하다면 '이른바' 일류대에도 쉽게 갈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제 말의 취지였는데, '이른바'가 빠지다 보니까. 오히려 일류고, 일류대를 부추기는 것 같은 (말이 됐다). 오히려 일류고, 일류대의 학벌체제를 완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천명하고 있는 제 입장과 모순적이 아니냐는 것인데...저도 (어제) 그 말을 하면서 '이른바', '세칭' 등 이런 말들을 언급하지 못하다 보니까...'아! 이거 아이구 말실수했네' 불현 듯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문제가 됐다)."

고승덕 후보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후보개인의 사생활'이 뜨거운 화제가 되었을 때, 편지형식의 성명을 통해 언론이 개인사에 대해 그만 주목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선거과정에서 언론에 대해 느낀 점은?

"

언론은 원론적으로 정책선거를 해야한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정책에는 전혀 주목하지 않았다. 후보단일화 문제라던가 고승덕 후보와 문 후보 사이에 '패륜'이냐 '공작정치'냐 가지고 싸우는 문제에 주목했다. 언론의 기본 속성이 싸움을 좋아하는 것 같다. 선정적이다. 나 역시 그런 보도의 수혜자이긴 했지만 말이다. 다만, 다른 때에 비해서 '종북'이다, 좌파다. 이런 식의 이념논쟁이 적었다는 것도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흥미로운 언론보도의 특성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념적인 공격에 대해 '빛바랜 색깔론을 또 꺼냈냐' 하는 우리의 입장에 유권자들이 동의했기에 그랬다고 본다.

대표적 보수언론인 조선일보는 선거다음날 신문 머릿기사 제목으로 지방선거 결과를 "여도 야도 아닌 전교조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런 식의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소란하기도 한 것이다. 좀 다양한 이념과 생각의 차이를 표현의 차이라는 차원에서 존중해 주었으면 좋겠다. 민주진보교육감의 선거 자체를 전교조 승리라고 일면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세월호 이후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들을 전교조 또는 좌파의 승리라는 식으로 규정하면 보수신문이나 보수신문을 읽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그 열망들을 보지 못하는 인식의 왜곡효과가 생겨난다. 13명의 진보교육감의 등장은 엄청난 변화다.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진보교육감들이 잘 구현해내야 한다. 가능한 희망의 경로를 구체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무게감을, 중압감을 느낀다.

선거 전에 '국립대통합안'(일명 '서울대 폐지론'으로도 불린다)을 다른 교육감들과 함께 공론화해 보겠다고 했다. 아직도 유효한가?

"

진보교육감의 중요한 과제중 하나가 초중등교육을 왜곡시키는 대학학벌체제. 왜곡된 입시체제를 바꿔내는 것이다. 현재 왜곡된 교육시스템을 전환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기 위해서, 진보교육감이 연대해서 사회적 발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고요. 그런 개혁과제의 하나로 공동학위제라든지, '통합 국립대학안'이라던지 이렇게 다양한 안들을 검토했으면 좋겠다. 더 이상 현재의 경쟁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현재의 교육의 문제점, 무모함. 훨씬 더 회의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무리하게 학원을 보내고, 12시까지 앉혀놓고,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도 갖지 못하고, 세월호 사건에서 죽은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그것을 생각했던 것. 같다. 그것이 바로 진보교육감에 대한 지지로 나타났고, 그 지지에 대한 어쨌든 달라진 교육, 달진 사회에 대한 열망을 구현해 내야 되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이후 '국가개조'가 화두다. 진보교육감의 대거 당선은 이번 선거에서 국가개조를 '교육'분야에서 시작하라는 민의가 아닌가?

"나 역시 '학교개조론', '교육개조론'을 선거캠페인 과정에서 주장했다. 30년 전과 똑같은 교무실의 책상. 여전히 3-40년 전과 똑같은 교장선생님의 훈시 등 교육현장에서 바뀌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 현장에서 패러다임의 전환해야 한다. 낡은 것은 새것으로 바꿔야 한다. 무모한 경쟁은 지속가능한 경쟁으로 바꿔야 한다. 쉬어가면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쉼'이 창조성의 근원이다. 낡은 교육의 모델은 한계 지점에 왔다."

자사고 문제가 가장 큰 이슈다. 기존의 입장 이외에 더 할 말이 있는가?

"자사고에 대한 교육청의 운영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문용린 교육감에게 자사고 평가에 대해 인수위와 협의해줄 것을 다음 주에 공식적으로 요구하려고 한다. 자사고 전면재검토는 우리의 기본공약이자 가장 중요한 공약이다. 다만, 무모하게 박대통령이 해경을 해체하듯이 그렇게는 안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걱정 안 해도 좋다. 여러 의견을 취합하면서 진행하겠다. "

사회학자로서 이번 6.4지방선거 결과의 의미를 어떻게 보는가.

"국민들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변화를 담아 안을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불신이 있다. 특히 야당 리더십에 대한 불신이 있다. 사실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리더십이 더욱 국민의 기대에 부응했다면 더 많은 압승을 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또하나는 진보정당이 이렇게 주변화된 시절이 없었다. 진보정치권이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건강한 진보정당이 있어야 건강한 중도개혁정당으로써의 새정치민주연합도 활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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