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세 흔들며 후보보다 더 주목받은 가족

2014. 6. 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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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흔들며 '가족변수' 말 생겨나

6·4 지방선거에서는 유독 후보자 가족들이 주목을 받았다. 후보자 가족의 돌발행동이나 선거운동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순간순간 판세를 흔들며 '가족변수'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선 여야 두 후보가 가족 문제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가족의 연이은 돌출발언으로 선거기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 후보는 당의 후보 경선 기간 중인 4월18일 막내아들(18)이 페이스북에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는 글을 올려 여론의 공분을 샀다. 정 후보는 다음 날 국회에서 사죄 기자회견을 하고 당 경선 승리 후 연설에선 "아들도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며 눈물을 쏟았다. 정 후보는 또 부인 김영명씨가 "'바른 소리 했다'고 격려해 주시고 위로해 주시긴 하는데, 시기가 안 좋았다"고 아들의 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이어 정 후보가 후보 등록을 하기 전에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돼 물의를 빚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도 부인 강난희씨가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마음고생을 했다. 박 후보는 새누리당과 일부 언론이 연일 강씨의 성형설에 이어 강씨와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일가의 관련설까지 제기해 반박하느라 진땀을 뺐다. 박 후보는 사전투표 당일 강씨와 투표장에 나와 투표인증 사진을 올리며 논란을 불식하려 노력했다. 박 후보 측은 강씨와 유병언 일가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최초 보도를 한 인터넷 언론사와 이를 언급한 정 후보 측 이수희 대변인, 이혜훈 선대위원장 등을 검찰에 고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반면 가족의 지원으로 어떤 선거유세보다 톡톡한 효과를 본 후보들도 눈에 띄었다. 여당 텃밭에 출마한 새정치연합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지난 19대 총선 때부터 화제가 된 딸 탤런트 윤세인(본명 김지수)씨와 함께 선거유세를 벌였다. 김 후보는 지난 3일 딸 윤씨가 "왜 이 힘든 길 가느냐고 물었을 때, 다음 세대에 자랑스러운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서라고 하셨잖아요. 정말 사랑하고 자랑스러운 우리 아빠! 너무 존경합니다"라고 쓴 편지를 트위터에 공개하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와 맞선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는 "김 후보의 따님이 부럽기는 하지만 나는 군에 복무하고 있는 내 아들이 더 자랑스럽다"며 "아들을 선거에 개입시킬 의사가 없다"고 말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새정치연합 최문순 강원지사 후보도 두 딸이 최 후보의 홍보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선거운동에 적극 나서 관심을 끌었다.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는 둘째딸 피아니스트 현정씨가 아버지를 위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배경으로 동영상을 만들었다. 오 후보는 사돈관계인 탤런트 김성령씨와 함께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도 가족변수에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고승덕 후보는 사전투표일인 지난달 31일 전처와 살고 있는 자신의 딸이 트위터에 "자신의 자녀들 교육에 대해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며 "교육감이란 직책에 자격에 없다"는 글을 올리면서 홍역을 치렀다. 조희연 후보는 두 아들이 나란히 아버지 응원 영상을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등에 올려 화제가 되는 등 고 후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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