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버스추돌사고,최종 수사발표에도 '의문 여전'

2014. 5. 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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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고후 제동시도 없었다..급발진 가능성도 희박"

"1차 사고후 제동시도 없었다…급발진 가능성도 희박"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의문의 질주로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송파 버스 연쇄추돌 사고에 대한 경찰의 최종 수사결과가 30일 나왔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핵심은 운전사 염모(60)씨가 1, 2차 사고 사이 1천138m를 달리면서 왜 버스를 멈추려고 시도하지 않았느냐다.

◇ "사고버스, 1차 사고후 제동시도 없었다" =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한 서울 송파경찰서는 버스내 폐쇄회로(CC) 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염씨가 제동을 시도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시내버스에는 브레이크 페달과 보조제동장치인 리타더, 사이드브레이크 등 세 가지의 제동장치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염씨는 3월 19일 오후 11시42분께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 사거리에서 1차 사고를 내고, 2차 사고 장소인 송파구청 사거리로 달려가는 69초간 이중 하나도 제대로 작동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핸들을 놓지 않고 애를 쓰며 보행자를 피해가는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차량을 차도 우측 펜스에 부딪혀 속도를 줄이는 등 회피동작은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핸들 우측 아래에 있는 리타더와 핸들 좌측의 사이드브레이크만 작동시켰어도 5∼6초 내에 정지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황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복구한 디지털운행기록계(타코그래프)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사고버스는 1차 사고 직후 시속 22㎞에서 75㎞까지 가속했다가 시속 58㎞로 한차례 감속했으나 다시 속도를 올려 2차 사고 당시에는 시속 73㎞로 달렸다.

감속은 염씨가 잠실사거리에서 급히 우회전한데 따른 횡미끄럼 및 흔들림(롤링) 때문으로 보인다. 염씨는 우회전 직후 0.3초간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제동효과는 시속 3∼5㎞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도 경찰은 염씨가 의식적으로 제동을 시도한 것이 아니라 우회전으로 버스가 한쪽으로 쏠렸다가 균형을 찾으면서 발이 제동장치에 닿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 "졸음 깊어 대응 못한 듯"…급발진 가능성 희박 = 경찰은 급발진 사고일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버스의 1차 사고후 엔진회전수(RPM)는 600∼1,700 사이였으며, 통상 급발진 사고에서 나타나는 급가속, 고출력, 노면의 타이어 흔적, 굉음을 동반한 단시간내 고속질주 등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염씨의 상태가 이상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한 승객은 "2차 사고 직전 염씨의 오른쪽 팔목을 잡고 '왜 그러세요', '차 멈추세요'라고 말했지만 힐끗 쳐다본 뒤 '어어어'하면서 대꾸를 하지 않았다"면서 "아무런 표정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러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극도의 피로 상태였던 염씨가 1차 사고 이후 당황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충격을 받으면 순간적으로 인지, 판단 능력이 훼손될 수 있다"면서 "염씨는 (보행자 등) 시각적 위험요소에 반사적으로 대응했으나 정상적인 차량 감속이나 정지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염씨는 사고 3일 전 마라톤 풀코스를 4시간 35분에 완주했으며, 그 다음날에도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이틀 연속으로 오전 근무를 했다.

사고 당일에는 오전 5시 36분부터 근무를 시작해 오후 11시 42분까지 15시간 25분 동안 운전대를 잡았다.

그러나 염씨의 유가족들은 이러한 조사 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유가족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며, 죽은 운전기사에게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있다"면서 "가족들과 상의해 재조사를 요구하는 등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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