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전야 KBS "방송 멈춰서라도 국민의 방송, 증명하겠다"

2014. 5. 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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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본부 "총파업 준비 모두 끝났다"…기자협회 진상조사단, "길환영 불법건축물 구입" 폭로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길환영 KBS사장과 KBS의 운명을 가를 KBS이사회가 오후 4시로 예정된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KBS본부)는 오후 2시 조합원총회를 열고 이사회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KBS이사회는 오늘 길 사장 해임제청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날 총회에는 300여명의 KBS조합원과 함께 전국언론노조 중앙집행위원회 대의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권오훈 KBS본부장은 "총파업 준비는 모두 끝났다. KBS노동조합(제1노조) 총파업도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다. KBS노동조합의 파업지침도 우리와 같다. 더 이상 길 사장은 업무를 총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KBS 전체 사원 4700여명 가운데 KBS노동조합과 KBS본부노조 등을 합친 KBS조합원은 총 3735명이며 이중 3507명이 투표에 참여해 파업찬성률 86.5%가 나왔다.

28일 주요 협회는 2200여명 사원들의 '길 사장 퇴진요구 대국민 호소문'을 이사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KBS아나운서협회는 길 사장의 해임제청안이 부결될 경우 제작거부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KBS경영협회의 경우 파업 이후 사측이 대체인력을 뽑을 경우 즉각적으로 모든 업무를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업 이후 대대적인 대체인력을 뽑았던 2012년 MBC의 당시 상황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권오훈 KBS본부장은 "청와대 수석보다 못한 사장은 KBS를 대표할 수 없다. 더 이상 길 사장은 업무를 총괄할 수 없다"고 밝힌 뒤 "길환영 사장이 있는 KBS에 수신료를 못 내겠다는 시청자가 부지기수다. 방송을 멈춰서라도 KBS가 국민의 방송임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사회 해임제청안이 부결될 경우 29일 즉각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다.

▲ 26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언론노조 KBS본부 전국조합원 총회 모습. ⓒ이치열 기자

이런 가운데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청와대 외압 폭로를 조사하고 있는 KBS기자협회 진상조사단은 확인 결과 김 전 국장의 발언이 대부분 사실에 가깝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 소속 심인보 KBS기자는 "해경 비판을 자제해달라는 청와대 지시의 경우 정홍원 총리도 시인하며 사실로 확인됐다. 5월 5일 길 사장의 지시 이후 해경 비판리포트가 수정된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에 따르면 "해경이 처음부터 허둥댔다", "해경이 UDT등 투입을 막았다", "조직 전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등의 문장이 리포트에서 삭제됐다.

진상조사단은 올해 5월까지 박근혜 대통령 관련 리포트는 300여건 정도이며 그 중 20분 이후에 방송된 리포트는 20여건에 불과해 길 사장이 박 대통령 리포트를 20분 안쪽으로 내보내라고 지시했다는 김시곤 전 국장의 주장 또한 사실에 가깝다고 밝혔다. "윤창중스캔들을 톱에서 내리라고 했다"는 지시에 대해서도 당시 MBC와 SBS 톱기사를 비교할 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심인보 기자는 "지난해 국정원 대선개입을 비판하는 주말촛불집회를 < 9시뉴스 > 에 내보내려고 노력했지만 한 번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진상조사단은 또한 길환영 사장이 8억원에 이태원에서 취득한 건축물이 불법건축물이며, 용산구청에서 해마다 철거지시를 내렸으나 3년째 무시하며 이행강제금을 1500만원씩 내고 있다고 폭로했다. 길 사장은 낙찰 당시 불법인지 몰랐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인보 기자는 "길 사장이 집을 사며 5억원을 빚졌는데 사장이 된 이후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 5억을 갚았다. 그런데 무이자로 빌렸다고 한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진상조사단은 21페이지 분량의 이 같은 취재내용을 지난 25일 KBS이사들에게 전달했다.

전 사원이 파업을 결의하고 길 사장에 대한 개인의혹도 터져나오며 길 사장은 고립무원 상태다. 함철 KBS본부 부위원장은 "길환영이 물러난다고 완결되는 싸움이 아니다. 길 사장이 물러난 뒤에도 사장퇴진 결기를 끝까지 유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합원들은 총회를 마친 뒤 오후 3시 30분부터 신관 로비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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