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부장급·지역총국 기자들도 제작거부 동참 '총력투쟁'

2014. 5. 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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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거부 3일째 맞는 KBS기자들…뉴스앵커들도 광화문에서 1인 시위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길환영 KBS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거부 3일째를 맞은 KBS기자협회가 보직을 사퇴한 부장급 기자들과 지역총국 기자들이 포함된 전국기자협회·전국촬영기자협회 등의 제작거부 동참에 힘을 얻고 있다. KBS기자들 200여명은 2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 광장에 모여 '길환영 사장 퇴진 촉구 기자협회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이날 오전 "파업에 엄정 대처하겠다"는 길 사장의 담화를 비판하며 길환영 사장 퇴진을 위해 총력투쟁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일수 KBS기자협회장은 "길환영 사장은 사장 혼자의 결연함과 의지로만 가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여기까지 왔다. 한 가지(사장 퇴진)를 위해 많은 기자들이 여기 모였다. 마침내 우리가 이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일수 회장은 보직을 사퇴한 선배들을 향해 "고맙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연대발언에 나선 송승룡 KBS전국기자협회장은 "그동안 함께하고 싶었다. 가시밭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보직을 사퇴한 조재익 전 사회1부장은 결의대회에서 "오늘 이렇게 같이 앉을 줄 몰랐다. 열심히 보도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뒤에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고 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재익 전 부장은 "긴 싸움으로 갈 생각이 없다. 수신료를 받으며 의무로 해야 하는 방송을 안 하고 있다. 기자들이 빨리 의무를 다 하기 위해 사장께서 빨리 용퇴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재익 부장은 '청와대에 부역하다 대세가 기울자 보직을 사퇴하고 탈출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듯 "추호도 그런 마음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신관 계단에서 열린 기자협회 제작거부 결의대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치열 기자 truth710@

기자들의 사장퇴진 결의대회에 참석한 홍진표 KBS PD협회장은 "지난 수년간 길 사장에 의해 PD들도 제작 자율성이 짓밟혔다. 설사 직종 간 이기주의가 있다 해도 (사장이) 보도국 기자들의 집단반발이라는 말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사장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라고 말해 기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홍진표 PD협회장은 "PD들은 기자 동료들을 이렇게 둬선 안 된다. 같이 싸워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승준 KBS기자협회 대변인은 "제작거부가 가능한 기자협회 회원은 현재 휴직자 제외 500여명이며 현재 470명가량이 제작거부에 동참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기자협회 200여명, 촬영기자협회 100여명이 제작거부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부장·팀장급도 보직을 거부했고 지금까지 간부 256명이 보직을 사퇴했다. 독재정권시절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며 사장 퇴진에 대한 기자협회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오늘 광화문 1인 시위에 나섰던 이영현 전 < 뉴스라인 > 앵커는 "너희는 그래봤자 소용없다는 시민들의 냉소를 봤다. 1인 시위를 하는 동안 KBS가 바뀌어야겠구나,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KBS기자들 사이에선 그간 확인할 수 없었던 '결속력'에 고무된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현석 KBS기자(전 KBS 기자협회장)는 "2012년 제작거부 때와 다르게 이번에는 간부들도 보직을 사퇴했다. 기자들이 모두 모여 뉴스가 파행까지 가는 경우는 처음이다. 2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길환영 사장의 해명과 경고성 담화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의 제작거부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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