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편 줄고 생업 못 해 불편 크지만 ..

권철암 2014. 5. 16.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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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동참한 인근 섬 주민들희생·실종자 가족 생각해 냉가슴

"지난 12일 섬에 운구차가 들어왔는데 오후에 나갈 배가 없을까봐 기사가 시신이 든 관을 마을회관에 내려놓고 가버렸다니까."

 전남 조도면 명지마을 박헌석(54) 이장의 말이다. 그는 "원래 운구차가 들어오면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장지까지 가는데 기사가 '배가 없다'며 타고 들어온 배로 다시 나가버렸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뒤 인근 섬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을 생각해 제대로 말은 못하고 냉가슴만 앓고 있다. 배편이 줄어든 것은 가장 큰 불편이다. 주민 3200명이 사는 조도면의 경우 종전엔 진도 팽목항으로 하루 여덟 차례 여객선이 오갔다. 하지만 선착장에 실종자 가족 거처 등이 들어서고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면서 여객선을 댈 수 없게 됐다. 대신 주변 임시 선착장을 쓰지만 수심이 얕아 밀물 때만 배를 댈 수 있어 여객선 왕복 횟수가 하루 두 차례 정도로 줄었다.

 이 때문에 조도 주민들은 병원에도 제대로 가지 못한다. 뭍에 나갔다가 당일에 돌아올 배를 놓칠까봐서다. 명지마을 주민 126명 중 60대 이상 노인이 약 60명이고, 이 중 절반은 세월호 사고 전까지 사흘에 한 번 정도 관절염·신경통 치료를 받으러 진도나 목포의 병원에 다녔다.

 조도면 신육리 이장 김화태(53)씨는 "얼마 전 주민이 뭍에서 아들을 결혼시켰는데 하객을 태우고 갈 여객선이 없어 낚싯배 두 대를 전세 내야 했다"고 전했다. 학교 급식용 식자재 조달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목포지방해양항만청은 급히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 14일부터 조도와 진도 쉬미항을 하루 두 번 연결하는 배편을 마련했다. 주민들은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불편함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다"는 반응이다. 조도에서 팽목항은 배로 30분이면 닿는 반면 쉬미항은 1시간20분 걸린다.

 사고가 난 날부터 어민들의 생업은 멈췄다. 배가 침몰한 후 대부분 어장에 나가는 걸 포기했다. 매일같이 크고 작은 어선 600여 척을 동원해 유실될지 모르는 실종자를 찾고 여객선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제거하고 있다. 구조작업으로 70명의 생명을 구했다.

 어민 차정록(47)씨는 "5월이면 장어·우럭·꽃게와 각종 해초류가 많아져 수확에 바쁠 시기인데 작업을 못 해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아낙네와 노인들은 바다에서 잡아온 물고기나 해초류 손질 대신 바닷가에 나가 기름을 뒤집어쓴 돌을 닦고 부유물을 치우는 데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진도=권철암·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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