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 가라앉는 순간..해운사는 '화물기록 조작'

정윤식 기자 2014. 5. 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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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일) 뉴스는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청해진해운 화물담당 직원들 사이에 오고 간 믿기 어려운 통화내용으로 시작합니다. 4백 명 넘는 승객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데 이들의 걱정은 다른 데 가 있었습니다. 분초를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 직원들이 사고 책임을 피하려고 세월호의 화물 적재량을 조작하고 있었던 겁니다.

정윤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월호 사고 첫 신고가 접수된 뒤 40여 분이 지난 오전 9시 38분, 제주에 머물던 청해진해운의 화물담당 직원 이 모 씨는 인천 하역장에 있던 물류팀 김 모 차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 씨는 김 씨에게 "사고 원인이 과적인 것 같으니 적재량을 줄여 표시해두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김 씨는 "안그래도 점검하라고 했다"라고 답했고, 잠시 뒤 다시 이어진 전화통화에서 "적재량을 줄여 표시했냐"는 질문에 "조치했다"고 답했습니다.

배가 기울어 승객 4백여 명의 생사가 갈리는 순간에 해운사 직원들이 한 대책은 화물 기록 조작이었던 겁니다.

이들은 컴퓨터를 조작해 세월호 화물 적재량을 180톤 줄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직원들은 과적뿐 아니라 불량적재 문제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화물을 배에 고정하는 작업, 이른바 고박이 제대로 안 됐던 겁니다.

컨테이너 네 귀퉁이의 구멍을 '콘'이라는 이음 장치로 고정해야 하지만 제대로 장착되지 않은 컨테이너가 대부분이었고, 컨테이너가 쓰러지지 않도록 하는 줄 형태의 고정 장치는 전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2단으로 쌓인 컨테이너는 아예 고정장치 없이 위에 올려놓은 형태였습니다.

[김세원/한국해양대학교 교수 : 그걸(콘을) 안 넣어주면 그냥 바로 미끄러질 수 있는 이런 상황에서 기울면 잡아주지 못하고 그냥 넘어지죠.]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화물 기록을 조작한 청해진해운 직원을 사법 처리하고 하역업체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채철호]정윤식 기자 jy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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